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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시작한 이후 올해가 가장 간절해요."
2007년까지 서울에서 뛴 최재수는 2008~2009년 광주 상무(현 상주 상무)에서 활약한 뒤 2010~2012년 울산 소속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K리그 최정상급 왼쪽 풀백으로 성장한 최재수는 2012년 7월 수원으로 이적했다. 이후 2015년 포항을 거쳐 2016년 '절대 1강' 전북에 입단했다.
하지만 소속팀 전북이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희에 젖어있을 때 최재수의 얼굴엔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선수 생활 통틀어서 전북에서의 시간이 가장 힘들었다."
명가를 두루 거치면서도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놓지 않았던 최재수. 그러나 전북에선 달랐다. 이상하리만큼 위축됐다. 최재수는 "전북에 와서 기회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감독님께서 출전을 많이 시켜주셨다"며 "그런데 내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런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스로 작아졌다"고 했다. 이어 "원래 성격이 주눅들고 그렇지 않은데 희한하게 위축이 됐다"고 2016년을 되짚었다.
뛸 곳을 찾아야 했다. 해외 이적도 고려했다. 여의치 않았다. '여기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는건 아닐까'라는 두려움이 밀려오던 바로 그 때 다시 눈을 떴다. 최재수는 "B급 지도자 강습회에서 만난 친구 배기종이 경남 구단에 대한 이야기를 해줬다"며 "그 말을 듣고 나니 뭔가 다시 정신이 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최재수는 "모든 걸 내려놓기로 했다. 연봉이 낮아지는 것도 개의치 않았다"며 "뛸 수만 있다면 미친 듯이 해보자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렇게 최재수는 경남 유니폼을 입게됐다.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던 최재수, 마지막 한 마디에 모든 감정을 담았다. "지난해 정조국 선수가 멋지게 일어섰어요. 정말 대단한 겁니다. 그런데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 마지막까지 왔거든요. 그만큼 간절합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