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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출범한 K리그가 올 해로 35주년을 맞았다.
하지만 세상이 또 달라졌다. 선거로 인한 단체장 선출이 제도화되면서 K리그도 새로운 환경을 맞았다. 프로연맹은 지난달 26일 제11대 총재 선거 일정을 공고했고, 2일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 그 결과 신문선 전 성남FC 대표이사(59)이자 현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단독 입후보했다.
하지만 '단독 입후보=당선' 공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정관에 따라 후보자에 대한 찬반 투표가 진행된다. D-데이는 16일이다.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당락이 결정된다. 선거인단은 총 23명이다. 클래식(1부·12개 구단)과 챌린지(2부·11개 구단) 각 구단 대표와 대한축구협회 2명, 프로연맹 1명 등 26명의 대의원으로 총회가 구성되지만 이탈이 있었다. 리그 탈퇴를 선언한 고양과 충주가 제외된 가운데 프로연맹도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선거인단에서 발을 뺐다.
찬반을 묻는 투표지만 선거의 속성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다. 사실 신 후보의 출현은 '깜짝 반전'이었다. 극비리에 출마를 추진한 그는 마감 직전 후보 등록을 마쳤다. 설왕설래도 이어지고 있다. '급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와 '신선한 충격'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대척점에 서 있다.
선거까지는 이제 단 일주일 남았다. 결과는 누구도 모른다. 신 후보가 대의원들의 표심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달렸다. 반대의 길도 정해져 있다. 신 후보가 낙선할 경우에는 권오갑 현 총재가 직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결과가 어떻든 K리그에서 실시되는 첫 총재 선거를 통해 반드시 얻어야 할 것이 있다. '민주주의 꽃'인 선거는 또 다른 K리그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신 후보가 공약한 비리근절, 경영공정성 확보 투명·윤리경영 축구협회와 협치 챌린지리그의 자생력 확대 등 4가지 비전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현재의 프로연맹 집행부가 추진하고 있는 개혁 작업과 일치하는 부분이 꽤 있다.
선거가 반목과 갈등의 장이 돼 서는 안된다. '야권 인사'의 출현은 조직에 건전한 긴장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물론 현재의 집행부가 나태해지는 순간 어느 때라도 표심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체육계에선 그동안 금품선거가 해묵은 적폐였다. 그래서 나온 것이 '공공단체등의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위탁선거법)'이다.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 등이 준용하고 있다. 위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공보, 선거벽보, 전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 선거일에 하는 소견발표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대면접촉시 선거과열, 금품선거 등 부정선거에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신 후보 측은 '대면 접촉'을 할 수 없다는 점에 난감해 하고 있다.
최초의 K리그 선거라 개선할 부분도 제법 있다. 하지만 룰은 룰이다. 프로연맹도 공정 선거 관리를 약속했다. 선거의 후유증은 당연히 없어야 한다. 이번 선거가 여러모로 K리그 발전을 위한 대화합의 축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