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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 K리그]①부정은 곧 몰락, 2016년의 아픔 잊지 않아야 한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12-14 21:12



2016년 K리그는 마지막 순간에야 비로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K리그 우승컵의 향방은 최종전에서 결정됐다. 지난달 6일이었다. 1위 전북 현대와 2위 FC서울이 맞닥뜨렸다. 키를 쥔 팀은 전북이었다. 비기기만해도 우승이었다. 서울은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다. 전북은 홈이점까지 안고 있어 리그 3연패가 유력했다. 하지만 결말은 대반전이었다. 서울이 전북을 1대0으로 꺾고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 우승을 놓친 전북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달 26일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을 제압하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승했다. 2006년 이후 10년 만의 아시아 정상 등극이었다. K리그의 경우 2012년 울산 현대의 우승 이후 4년 만이었다.

3일 열린 FA컵 결승 2차전도 영원히 기억될 명승부였다. 수원 삼성과 서울, FA컵 사상 처음으로 '슈퍼매치 파이널'이 성사됐다. 결승 1(2대1 수원 승), 2(2대1 서울 승)차전, 180분이 모자랐다. 연장 30분에도 희비가 엇갈리지 않았다. 승부차기 혈투에선 무려 20명이 키커로 나섰다. 10-9, 치열한 포연이 걷히고 수원이 정상에 섰다. 전북과 서울, 수원, K리그를 대표하는 '명가'들의 황금분할 속에 찍힌 마침표는 화려했다.

하지만 2016년을 떠나 보내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K리그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든 '부정의 아픔'이다. 전북 스카우트 A씨가 심판 B와 C씨에게 각각 두 차례와 세 차례에 걸쳐 경기당 100만원씩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3년 전인 2013년의 부정이었지만, 법은 냉정했다. A씨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심판 매수 의혹을 받은 구단이 전북이기에 충격과 파장은 컸다. 전북은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리그를 제패한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의 구단이다. '승리지상주의'가 가져다 준 폐해는 전북을 넘어 K리그 전 구단에게 악영향을 끼쳤다. 5월 범법이 세상에 나온 후 9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기까지 K리그는 눈물로 얼룩졌다. 후폭풍도 있었다. 승점 9점 삭감과 함께 벌금 1억원의 징계를 받은 전북은 올 시즌 다잡은 K리그 우승을 놓쳤다.

검은 그림자는 전북 뿐 아니었다. 프로축구연맹 전직 심판위원장 2명이 2~3년전 심판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프로연맹은 지난해부터 심판 판정의 공정성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심판 운영을 대폭 손질했지만 그 이전 비리에 발목이 잡혔다.

그라운드에는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공든탑이 무너지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고리로 얽힌 비리사슬에 팬들의 원성도 하늘을 찔렀다. 고개를 들 수 없는 서글픈 악몽이었다.


2017년은 '클린 K리그'의 원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선수, 지도자, 심판, 프런트 등 K리그 전 구성원이 부정은 곧 몰락이라는 인식을 한 순간도 지워서는 안된다. 심판매수, 불법 스포츠도박, 승부조작 등 '독버섯'은 멀리 있지 않다. 정신줄을 잠시라도 놓는 순간 악의 씨앗은 싹을 틔운다.

'왜 팬들은 경기장을 찾을까'라는 물음도 항상 가슴 속에 간직해야 한다. 스포츠의 생명은 페어플레이다. 깨끗한 승부가 주는 예측불허의 갱없는 드라마에 팬들은 울고 웃으며 희로애락을 향유한다. 페어플레이가 없는 스포츠는 존재가치가 사라진다.

승부의 세계는 단순해야 한다. 정직과 순수성은 추구해야 할 최고의 가치다. 올 시즌도 드러났지만 부정은 꼭 처벌받는다는 냉엄한 현실도 자각해야 한다.

저물어가는 2016년과 함께 부정의 잔재도 완전히 사라지기를 희망해 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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