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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코트에 서면 배구가 새로워요."
윤봉우는 지난 6월 정들었던 현대캐피탈을 떠나 한국전력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현대캐피탈은 윤봉우에게 코치직을 제의했다. "정말 고민 많이 했다. 현대캐피탈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며 "숙소생활에서의 즐거운 에피소드들이 떠올랐다. 감독님, 동료들과의 추억도 참 많이 생각났다"고 회상했다.
수 많은 기억들이 윤봉우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고심 끝 이적을 선택했다. 윤봉우는 "어려운 결정이었다. 만감이 교차했다"고 한 뒤 "그래도 선수로서 코트에서 뛰고 싶은 생각이 더 컸다"고 배경을 밝혔다.
당당히 실력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윤봉우는 전성기 시절에 버금가는 운동능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노련미까지 더 해 '완전체 센터'의 정석을 보여줬다. 윤봉우는 고비처마다 블로킹과 속공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윤봉우는 13일 기준 45개의 블로킹을 기록해 이 부문 단독선두다. 세트 평균 0.738개의 블로킹을 성공시킨 셈. 2위 최민호(38개, 세트 평균 0.633개)를 큰 차이로 앞섰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 꾸준히 몸 관리를 하고 내가 팀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을 뿐이다."
윤봉우의 활약 속에 한국전력은 올시즌 돌풍의 팀으로 거듭났다. 특히 친정팀 현대캐피탈과의 세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윤봉우는 "공교롭게 친정팀을 계속 이겼다"고 웃은 뒤 "옛 동료들과 서로 '살살하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우리 팀의 분위기와 컨디션이 조금 더 좋아서 승리했던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오랜 기간 배구공을 잡아온 윤봉우. 하지만 길었던 시간 속에서도 올시즌은 가장 특별하다. 윤봉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정해진 대로 훈련하고 경기를 했던 것 같다. 현대캐피탈에서는 출전시간이 줄면서 다소 위축됐던 부분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최근엔 경기를 많이 뛰고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느낀다"고 했다. 이어 "한국전력은 선수 간 유대감과 소통을 중시한다. 그런 분위기 속에 나도 팀에 하나돼 즐겁게 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덧 V리그도 반환점을 돌고있다. 부상이나 체력적 부담이 없냐고 물었다. 윤봉우가 웃으며 답했다. "전혀요. 저 계속 운동 열심히 해서 좋은 컨디션 유지하고 있어요. 팬들께 좋은 모습 오래 오래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