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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가 '국가대표 골게터' 이근호(31)를 품에 안았다.
강원은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챌린지(2부리그) 4위로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격의 기쁨을 맛본 강원이지만 클래식에서 싸울 중추가 될 선수가 필요했다. 기량과 커리어 면에서 손색이 없는 이근호가 포착됐다. 하지만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이근호가 갓 승격한 도민구단 강원의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였다.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가 직접 나섰다. 환골탈태한 강원의 오늘을 설명했고 이근호가 미래의 중심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국내 상위권 팀 뿐만 아니라 중동팀들의 러브콜까지 받았던 이근호 측에선 강원의 제의에 반신반의 했다. 그러나 조 대표의 열정와 비전을 믿어보기로 하고 '백의종군'을 택했다. 이근호는 "변화하는 강원FC의 ACL 도전에 힘을 보태고 싶어 강원행을 결정했다"면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강원FC에서 화려하게 장식하겠다"고 합류 소감을 밝혔다.
이근호는 설명이 필요없는 베테랑이다.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2005년 인천 데뷔 당시만 해도 2군팀을 오가며 눈물젖은 빵을 먹었다. 그러나 2007년 대구 이적 후 피나는 노력 끝에 정상급 윙어로 발돋움 했고, 태극마크의 영광까지 손에 쥐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 2012년 울산 현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까지 영광의 길을 걸었다. 지난해 후반기에는 전북 현대에 합류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면서 클래식 우승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라운드 바깥에선 더 빛났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유망주들과 불우 이웃을 돕는데 손을 아끼지 않으면서 '기부왕'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