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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은 있었지만 희망이 넘실거린 90분 대장관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6-11-06 18:18


전북 현대와 FC 서울이 2016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경기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양팀 서포터즈가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두 팀은 승점이 67점으로 같다. 전북은 승리 또는 무승부를 기록하면 우승을 차지하고 서울은 반드시 승리해야 우승컵을 든다.
전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06/

전북과 서울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최종전이 열린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경기 시작까지는 두 시간도 더 남았지만 경기장 근처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전북과 서울, 서울과 전북의 사실상 '결승전'을 보기 위해 일찍부터 모여든 팬들이었다.

두 팀은 올 시즌 내내 엎치락 뒤치락 우승 경쟁을 펼쳤다. 물론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서울은 시즌 중반 사령탑이 바뀌며 기우뚱 했다. 전북은 심판 매수 의혹으로 승점 9점이 삭감되면서 흔들렸다.

각자의 스토리를 쌓으며 경주를 펼친 두 팀은 결국 종착역에 이르러 마지막 대결을 펼쳤다. 자존심이 걸린 승부였다.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내일'은 없는 경기였다. 전국 각지에서 팬들이 몰려들었다. 원정팀 서울은 서포터즈 버스 16대가 전주로 향했다. 경기장은 전북을 상징하는 녹색과 서울을 대표하는 검붉은 물결로 장관을 이뤘다.

삐~.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응원전을 펼친 양팀 팬들은 '마지막'을 알리는 폭죽 소리와 함께 전주가 떠나갈 듯 우렁찬 함성을 뿜어냈다. 팬들의 응원을 받은 선수들은 물러섬 없는 대결을 펼쳤다.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거친 몸싸움도 피하지 않았다.

승패는 쉽게 갈리지 않았다. 두 팀은 전반 45분 동안 상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0-0으로 맞이한 후반. '한 골'을 위한 양팀 선수들의 질주가 펼쳐졌다. 팬들의 응원도 열기를 더해갔다.

환호는 후반 18분 절정에 달했다. 0-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역습 기회를 잡은 서울이 전북 진영을 향해 빠르게 달려 들어갔다. 막으려는 전북과 뚫어내려는 서울. 집중력에서 서울이 앞섰다. 서울은 박주영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전북의 골망을 가르며 1-0 리드를 잡았다.

반격에 나선 전북과 지키려는 서울의 대결은 더욱 뜨거워졌다. 팬들의 목소리도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마지막 환호성의 주인공은 서울이었다. 서울은 박주영의 결승골을 마지막까지 지켜내며 1대0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승리로 서울은 짜릿한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2012년 이후 4년 만에 K리그 클래식 왕좌에 올랐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서울은 챔피언을 연호하며 우승 감격을 누렸다. 비록 전북은 홈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지만, 승패를 떠나 쌀쌀한 초겨울 바람도 뚫고 전주월드컵경기장에 모인 3만3706명의 팬들 마음속에는 잊지 못할 추억 하나가 새겨졌다.


전주=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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