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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물에서만 맴돌던 전남이 사상 첫 '윗물' 등극을 노리고 있다.
사실 그동안 전남에게 그룹A는 남의 집 얘기였다. 전남은 스플릿 제도가 도입된 2013년 이후 단 한 번도 그룹A에 진출한 적이 없다. 올 시즌 중반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전남은 개막 후 17경기에서 승점 15점을 쌓는데 그치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매서운 상승세는 여름의 시작과 함께 막을 올렸다. 새 외국인 공격수 자일(28)과 마우링요(27·이상 브라질)는 매서운 발끝을 앞세워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자일은 14경기에서 7골-4도움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수비수 토미(26·호주)도 묵직한 안정감을 선보이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분위기를 탄 전남은 7월에 치른 6경기에서 4승1무1패를 기록하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기세는 계속됐다. 전남은 차근차근 승수를 쌓으며 호시탐탐 중위권을 노렸고, 급기야 상주와의 31라운드에서 1대0 승리를 챙기며 5위까지 껑충 뛰어올랐다.
그러나 그룹A 진출을 확정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 전남은 수원FC와의 32라운드 경기에서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그룹A 진출을 확정하지 못했다. 결국 상주, 성남, 광주(이상 승점 41점)와 그룹A 진출권 2장을 놓고 최후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승리다. 전남이 제주를 꺾는다면 다른 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그룹A 진출 확정이다. 그러나 자칫 무승부를 기록하거나 패할 경우 상주, 성남, 광주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특히 전남(38득점)은 상주(49득점), 성남(45득점)보다 득점에서 밀리는 만큼 승점이 같으면 다득점에서 밀린다.
운명의 33라운드 상대는 제주다. 제주는 32라운드에서 상주를 5대1로 완파하고 그룹A 진출을 조기 확정했다. 그러나 쉽게 물러설 마음은 없다. 제주는 리그 3위까지 주어지는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전남전에서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이유다.
사상 첫 '윗물'을 노리는 전남의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잘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결과를 가져와야 한다"고 굳은 각오를 다졌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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