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이 다시 한 번 먹이사슬을 입증해냈다.
하지만 올 시즌 수원의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부진을 거듭해 리그 10위까지 처졌다. 전력공백도 있었다. 핵심 미드필더 권창훈이 올림픽대표팀에 승선했다. 엎친데 덮쳤다. 외국인 공격수 조나탄이 훈련 도중 뒷근육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조동건도 부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태.
반면 제주는 서울을 잡고 분위기가 올라왔다. 최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주장 오반석까지 합류한 터라 이번만큼은 수원이 제주에 열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놀라운 광경이 연출됐다. 수원이 경기 초반부터 융단폭격을 가했다. 수원이 킥오프 후 선제골을 넣기 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분. 산토스가 염기훈의 프리킥을 헤딩으로 틀어 넣었다. 이후 전반 13분과 20분 각각 김건희 이상호의 연속골까지 터졌다.
제주도 만만치 않았다. 수원은 전반 44분과 후반 15분 김호남 오반석에게 실점하며 3-2까지 추격당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던 후반 중반. 수원벌이 들썩였다. 후반 26분 이정수가 염기훈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넣으며 4-2가 됐다. 이에 질세라 제주도 후반 36분 문상윤의 추격골로 따라붙었다. 엎치락 뒤치락 하던 수원과 제주. 손에 땀을 쥐던 경기 막판에야 무게추가 기울었다. 종료 직전 수원 조원희가 쐐기골을 터트리며 승리를 확인했다. 무려 8골이 쏟아진 수원월드컵경기장. 마지막 미소는 수원의 몫이었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