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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29·울산 현대)에겐 늘 '2인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전반 14분 상주 진영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제종현이 문전에서 쳐내자 페널티박스 오른쪽에 서 있던 하성민은 지체없이 왼발을 갖다댔고 그대로 골망이 출렁였다. 지난 2008년 전북 현대에서 프로에 데뷔한 하성민이 터뜨린 K리그 첫 골이었다. 하성민은 득점 직후 펄쩍펄쩍 뛰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경기 후 "(하성민이 데뷔 이래) 첫 골인지 몰랐다. 경기 뒤 알았다"고 활짝 웃은 뒤 "본인에게 앞으로 큰 자신감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경기를 마친 하성민은 여전히 얼떨떨한 듯 했다. "사실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 임무는 수비다. 그래서 연습도 거의 안하다 최근 감독님 권유로 시작했다. 운이 좋았다." '계시'도 있었다. 하성민은 "경기 전날 밤 꿈을 꿨는데 비행기가 추락하다 다시 나는 꿈이었다. 무섭진 않았는데 예감은 야릇했다"고 웃었다.
와신상담 끝에 얻은 결실. 하성민은 '2인자'가 아닌 '1인자'가 되기 위해 축구화 끈을 고쳐 매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