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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담'은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의 가장 큰 무기다.
이유가 있다. 호주 원정은 모든 팀들이 두려워 하는 무대다. 단순히 상대의 실력 때문 만은 아니다. 남반구의 호주는 북반구의 국가들과 정반대 기후를 보인다. 게다가 최대 하루가 걸리는 이동거리도 문제다. 때문에 대부분의 팀들이 이미 체력을 소진한 가운데 승부를 치를 수밖에 없다. 멜버른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 홈 3경기서 무패(2승1무)를 기록하며 단단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전북과 멜버른은 구면이다. 지난 2014년 ACL 조별리그에서 두 차례 맞붙었다. 당시 전북은 멜버른 원정을 경험했다. 썩 좋은 추억은 아니었다. 선제골을 내준 뒤 이동국이 후반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기를 잡았으나 막판 체력저하 탓에 결국 2대2 무승부에 그쳤다. 안방에서 열린 리턴매치에서도 0대0으로 비겼다. 이 두 차례 무승부가 걸림돌이 된 전북은 당시 조별리그 2위로 16강에 올랐고 포항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하는 불운을 겪은 바 있다.
최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과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 멜버른은 홈경기이고, 조별리그에서 강했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는 없다. 정상적이고 신중한 경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멜버른엔 공격 쪽에 위협적인 선수들이 있다"면서도 "우리도 그 선수들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 멜버른은 한두 명의 선수가 아니라 팀 전체의 조직력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팀이다. 이에 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빈 무스카트 멜버른 감독은 자신 있는 모습이다. "전북은 레오나르도와 이동국에 의존하는 팀 같다. 많은 준비했기 때문에 내일 경기는 자신 있다"고 말했다. 과연 최 감독의 신중함이 멜버른의 자신감을 꺾어 놓을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