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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손흥민이 2015~2016시즌을 끝마쳤다. 손흥민은 15일 밤(한국시각)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8라운드 마지막 경기에 선발출전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아웃됐다.
8월 말 손흥민은 토트넘으로 전격 이적했다. 이적료는 3000만유로. 영국돈으로는 2200만파운드. 당시 환율로 계산하면 400억원이었다. 역대 아시아선수 최다 이적료 기록을 새로 썼다. 이전 기록은 2001년 나카타 히데토시(일본)가 2001년 이탈리아 AS로마에서 파르마로 이적하면서 기록한 2600만유로였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EPL 여름 이적시장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하는데 거액을 지른 것은 잠재능력 때문이었다. 토트넘은 몇 시즌전부터 손흥민을 유심히 지켜봤다. 영입에도 적극적이었다. 여름과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릴 때마다 손흥민의 토트넘 이적설이 흘러나온 것도 이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이미 독일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함부르크에서 3시즌동안 78경기에 나서 20골을 넣었다. 레버쿠젠에서는 2시즌 동안 85경기에 나와 29골을 기록했다. 2015~2016시즌 초반에는 단 2경기만 나왔다. 독일무대에서 총 165경기에서 49골을 집어넣었다. 당시 23세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충분히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시즌 초반, 토트넘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다.
부상에 발목 잡히다
잘나가던 손흥민의 발목을 잡은 것은 부상이었다. 9월 26일 맨시티와의 EPL 7라운드 경기에서 발바닥을 다쳤다.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1달 반을 쉰 손흥민은 11월 6일 안더레흐트와의 유로파리그 홈경기에서 돌아왔다. 하지만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손흥민도 "발바닥 부상이 컸다. 재발할까 두려웠다. 위축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기나긴 침묵의 터널로 들어갔다. 복귀 후 10경기동안 골이 없었다. 11번째 경기였던 왓포드전에서 골을 넣었다. 하지만 이미 주전 멤버에서는 밀려있는 상태였다. 에릭 라멜라가 제 기량을 되찾았다. 델레 알리도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손흥민이 설 자리는 없었다. 교체멤버로서, 자신과의 싸움에 돌입했다.
희망의 발판을 마련하다
하지만 손흥민은 그대로 쓰러지지 않았다. 기나긴 교체멤버 생활을 견디고 또 견뎠다.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시즌 말미 손흥민에게 기회가 왔다. 알리가 징계로 나오지 못하게 됐다. 첼시와의 36라운드에서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했다.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예전 몸상태를 회복했다. 동시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전술에도 확실히 녹아들었다. 첼시와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시즌 7호골을 쏘아올렸다.
사우스햄턴과의 37라운드 홈경기에서도 손흥민만 빛났다. 손흥민은 이날 토트넘의 유일한 골을 뽑아냈다. 그것도 2선 침투와 개인기가 모두 빛난 골이었다. 비록 이 2경기에서 토트넘은 1무1패에 그쳤지만 손흥민만은 빛났다.
기복을 줄여라
이제 손흥민은 휴식기에 들어가게 된다. 온전히 쉴 수 만은 없다. 8월 신태용호의 와일드카드로 리우올림픽에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서 손흥민은 한국의 2대회 연속 메달을 견인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후가 문제다. 2016~2017시즌 손흥민에 대한 상대의 견제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경쟁자들도 더 세질 것이다. 토트넘은 EPL 우승 문턱에서 무릎을 꿇었다.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선수가 필요하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에도 나간다. 선수 영입이 불가피하다.
손흥민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꾸준함'을 보여야 한다. 독일무대부터 잉글랜드까지 손흥민은 '기복'이 가장 큰 약점이었다. 여기에 올림픽에 갈 경우 토트넘 선수들과 프리시즌을 함께 할 시간이 부족해진다. 올림픽 후 복귀했을 때 이 간극을 얼마나 빨리 줄이느냐도 또 하나의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