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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나긴 무승 끝에 승리했지만 웃을 수 없었다. 옆동네에서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ACL G조 최종전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에서 3대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호주에서 열린 멜버른 빅토리와 감바 오사카의 경기에서 멜버른이 2대1로 승리하는 바람에 마지막 16강 진출의 꿈도 날아갔다.
수원은 이날 1.5군을, 상하이는 사실상 2군을 출전시켰다. 수원은 지난달 30일 서울과의 슈퍼매치로 인한 피로누적때문에 2선의 막강 트리오 염기훈-권창훈-산토스가 벤치 대기시켰다.
상하이는 다리오 콘카, 엘케손, 아사모아 기안 등 특급 용병을 모두 뺐고, 7명까지 채울 수 있는 벤치 명단도 5명만 올리는 등 여유를 보였다.
수원은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것은 당연했다. 전반 6분 원톱 김건희가 페널티박스 돌파를 시도하다가 상대 수비수 양보유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1분 뒤 키커로 나선 김건희는 골키퍼를 완벽하게 따돌리며 오른쪽 구석 골망을 깨끗하게 흔들었다.
하지만 희망을 이어가는 것도 잠시, 호주에서 비보가 날아들었다. 전반 13분 멜버른이 선제골을 넣는가 싶더니 불과 3분 만에 추가골을 터뜨린 것이다.
수원은 제 아무리 골을 많이 넣고 이겨봐야 의미없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 7분 민상기의 헤딩골, 9분 김건희의 추가골을 터뜨렸지만 이 역시 의미는 없었다.
감바가 후반 39분 만회골을 터뜨리면서 실낱같은 희망이 생기는가 했지만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