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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0의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
하지만 수원FC도 마냥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최근 조덕제 수원FC 감독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조 감독은 상주와의 4라운드 원정경기(1대1 무) 종료 후 "우리 선수들이 스타는 아니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더 악착같이 뛰어야 한다. 그게 내 축구 스타일이고 수원FC의 스타일이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이런 모습들이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 이런 모습들이 바로 결과로 나타났다. 다행히 지지는 않았지만 분명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조 감독은 기존 선발로 활약하던 김재웅 대신 김종국을 선발명단에 올렸다. 조 감독은 "언제든지 뛸 준비가 돼있고 마음가짐이 좋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재웅이 지난해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늘 교체명단에 있지만 원래 올리지 않을 생각이었다"고 질책했다.
김도훈 인천 감독도 고민이 있기는 마찬가지. 그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선수단이 해야 할 일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라며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이래저래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두 팀이었다.
이른 시간에 수원FC가 교체카드를 사용했다. 전반 20분 이준호가 쓰러졌다. 일어나지 못했다. 권혁진과 교체돼 나갔다.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양 팀 모두 쉽게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수원FC가 찬스를 잡았다. 전반 42분 이재안이 아크정면에서 때린 슈팅이 문전에 있던 이승현의 다리에 맞고 굴절되면서 아슬아슬하게 골문 왼쪽으로 벗어났다. 전반은 득점 없이 0-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0의 균형이 이어졌다. 김 감독은 벨코스키를 빼고 진성욱을, 조 감독은 이재안을 대신해 오군지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한방씩 주고받았다. 후반 17분 인천의 김태수가 아크정면 부근에서 과감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지만 골문을 빗겨났다. 곧바로 수원FC의 가빌란이 아크정면에서 이승현의 크로스를 발리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허공을 갈랐다.
후반 막판으로 가면서 수원FC가 주도권을 장악했다. 인천은 이따금씩 역습을 할 뿐 라인을 내리고 수비에 집중했다. 환호성은 없었다. 두 팀 모두 결실을 하지 못한 채 0대0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