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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경 첫 축포, 분위기 반전 전북이 길을 찾고 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4-17 20:03


◇김보경이 결승골을 터트린 후 이동국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절대 2강'이란 전망은 결코 무늬가 아니다.

FC서울과 전북 현대가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에서 투톱을 구축했다. 서울은 5연승을 질주하며 승점 15점(5승1패)으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개막전에서 전북에 0대1로 패했지만 이후 열린 5경기에서 모두 승점 3점을 챙겼다. 데얀, 김원식의 복귀와 유 현 신진호 주세종 등을 수혈한 '알찬영입'의 효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시행착오도 없었다. 일찌감치 '완성체'로 자리잡으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2년 연속 K리그를 제패한 전북은 '절대 2강'의 더 큰 축으로 평가됐다. 김보경 김신욱 고무열 이종호 파탈루 김창수 임종은 최재수 등을 품에 안았다. '폭풍영입'은 겨울이적시장의 최고 화제였다. 하지만 시즌 출발 직전 중앙수비수 김기희의 이적(상하이 선화)으로 수비라인에 빨간불이 켜졌다. '역대급 영입'에 따른 후유증도 있었다.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할 조직력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설상가상 김보경이 K리그의 문이 열리기도 전인 지난달 1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2차전에서 부상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김보경이 돌아왔다. 전북이 길을 찾고 있다. 전북은 16일 안방에서 다크호스 성남을 3대2로 꺾고 2위 자리를 꿰찼다. 성남에 시즌 첫 패를 안겼다. 승점 12점(3승3무)으로 성남을 3위(승점 11·3승2무1패)로 밀어냈다. K리그에서 유일하게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성남전을 앞두고 "최근 아쉽게 승리를 놓치는 경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번 만큼은 반드시 승리해 홈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 또 ACL 원정경기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 약속을 지켰다.

전북 부활의 첫 열쇠는 김보경이었다. 줄곧 해외에서 생활한 그의 K리그 데뷔전은 10일 포항전(1대1 무)이었다. 후반 13분 교체아웃된 김보경은 13일 인천전(1대1 무)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하며 출전시간을 늘렸다. 성남전에서도 그는 공격의 키였다.

하지만 전북은 또 다시 출렁였다. 전반 13분 로페즈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후반 10분 조재철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북은 후반 24분 레오나르도의 골로 다시 앞서 나갔지만 7분 뒤 티아고에게 두 번째 동점골을 허용했다. 전북은 맥이 빠졌고, 성남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 순간 김보경이 해결사로 나섰다. 레오나르도의 스루패스를 회심의 왼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김보경의 K리그 데뷔 축포였다. 극적인 결승골에 성남의 추격 의지도 꺾였다. 김보경이 연출한 작품이었다. 그는 "홈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승리하는데 집중하고 빨리 골을 넣고 싶었는데 골을 넣고 팀도 이겨 기쁘다"며 "공격포인트를 빨리 올리면 팀에 도움도 되고 K리그에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첫 공격포인트가 나와서 앞으로 더 부담없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전북 DNA도 꿈틀거리고 있다. '이름값 축구'에 경종을 울렸다. 젊은피인 20세의 수비형 미드필더 장윤호와 22세 중앙수비수 최규백 등이 제 몫을 하며 전술 운용 폭이 더 넓어졌다. '23세 이하 선수 1명 선발 출전' 규정을 충족할 뿐만 아니라 새롭게 가세한 '스타 플레이어'에게도 자극이 되고 있다. 성남전에선 김신욱 이종호 고무열 등이 모두 벤치를 지켰다. 김보경 임종은을 제외하고 기존의 '전북산 선수'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최 감독도 한숨을 돌렸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전북은 20일 원정에서 FC도쿄와 ACL 조별리그 E조 5차전을 치른다. FC도쿄(승점 7)에 이어 2위에 포진한 전북(승점 6)은 이번 원정이 16강 진출 분수령이다. 최 감독은 "성남전 승리를 앞세워 FC도쿄전에서도 총력을 기울여 ACL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고 싶다"며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우리는 더 좋아져야 한다. 좋은 조합도 만들어가야 한다. 다만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기대도 있다"며 비로소 '전북의 봄'을 이야기했다.

전북의 2016 진짜 시즌은 지금부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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