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사실 뜬금없는 기자회견이었다. 어떤 특정 이슈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현지에 있는 국내 취재진들은 대부분 시즌이 마감하는 5월 즈음 기자회견을 예상했다. 그런데 갑자기 메일이 왔다. 토트넘은 5일 트레이닝 그라운드에서 코리언 미디어 데이(Korean Media Day)를 연다고 했다. 갑자기 토트넘이 손흥민 기자회견을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손흥민 기살리기의 일환이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초반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이적료만 2200만 파운드.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여름 이적시장 9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초반은 잘나갔다. 이적 후 3경기에서 3골을 몰아쳤다. 몸상태도 좋았다. 하지만 9월 말 맨시티와의 경기에서 발바닥을 다쳤다. 그리고 한달 이상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손흥민의 리듬은 깨졌다. 여기에 동료들이 너무 잘 나갔다. 손흥민이 디딜 자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토트넘에게 손흥민은 소중하다. 떨어진 자신감을 끌어올리게 할 필요성이 있었다.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내보일 자리가 필요했다. 바로 언론을 통해 팬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시즌 말미도 고려했다. 하지만 시간이 애매했다. 시즌이 끝나면 바로 선수단 휴가다. 시즌 마감을 한 달여 앞둔 지금이 적기였다. 손흥민이 부담을 훌훌 털어버리고 남은 경기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 것이다. 손흥민은 이날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그는 "발바닥을 다치면서 재발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때문에 과감해지지도 못했다"면서 "축구 인생에 있어서 견뎌내야 하는 시간"이라고 했다.
토트넘은 이날 행사에 손흥민만이 아니라 크리스티안 에릭센도 나왔다. 그만큼 한국 팬들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에릭센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 대한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나도 첫 시즌에는 고생했다. EPL은 어려운 리그다"면서 "손흥민은 분명히 더 나아질 것이다"고 했다. 이어 "이제 남은 한달의 기간이 남았다. 남은 기간 좋은 경기를 해서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