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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함께 K리그 클래식의 유이(有二)한 '무승' 팀. 첫 승에 대한 갈망으로 목이 타들어간다.
전남은 지난달 20일 수원 삼성과의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공격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내내 답답한 경기를 펼쳤다. 수원의 탄탄한 조직력에 맞서 패스워크 위주의 전술을 구사했지만, 전반에만 2골을 내줬다. 경기 종료 직전 오르샤(후반 36분)와 유고비치(후반 38분)의 만회골이 연달아 터지면서 흐름이 살아났지만 승부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2대2로 또 다시 무승부.
그리고 전남은 3일 펼쳐진 3라운드에서 울산 현대를 만났다. 두 팀 모두 첫 승이 절실한 상황. 전반 23분 터진 울산 코바의 선제골에 조석재가 곧바로 만회골(전반 39분)로 응수할 때까지만 해도 전남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후반전 초반까지도 경기 흐름을 주도하며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하지만 이날따라 골 감각이 좋았던 코바를 놓친 것이 뼈아팠다. 후반 23분 코바의 결승골로 울산은 목마름을 해소했고, 전남은 분루를 삼켰다.
서울은 앞선 세 팀보다 더 상대하기 힘든 팀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3전 전승에다, K리그에서도 2승1패로 나쁘지 않다. 시즌 초반부터 화끈한 공격으로 상대를 몰아붙이고 있다. 지난 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3라운드 경기에선 3대1 대승을 거뒀다. 무릎 부상을 겪은 박주영까지 부활했다. 박주영은 이날 선발 출전해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렸다. 박주영의 가세로 '아·데·박' 트리오의 화력은 더 커졌다.
전남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 또 한 번의 고비다. 동계훈련을 통해 가다듬은 팀워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는 데다, 유고비치까지 부상으로 쉬고 있다. 노상래 감독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노 감독은 4일 "시즌 초반부터 힘겹게 가고 있지만 서울과의 경기만 잘 극복하면 그 다음부터는 충분히 부딪혀 볼 만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또한 강팀을 이겼을 때의 분위기 전환도 노리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젊은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면서 경기를 치르고 있는데, 반전의 계기가 마련되고 흐름만 탄다면 선수들의 잠재력과 기량이 터져줄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