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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지킨 구자철의 '8호골'.팀은 마인츠에 2대4패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6-04-03 00:20




"내 목표는 일단 8호골이다."

'슈틸리케호의 중심'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 기어이 8호골의 약속을 지켰다. 구자철은 2일 밤 10시30분(한국시각) 독일 마인츠 코파스 아레나에서 펼쳐진 분데스리가 28라운드 마인츠 원정 전반 40분 1-2로 뒤진 상황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마인츠의 파상공세속에 팀은 2대4로 패했지만 구자철의 존재감은 빛났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7차전 레바논전(1대0 승)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후 28일 소속팀에 복귀한 지 불과 닷새만에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예리한 골 감각을 이어갔다.

구자철은 4-1-4-1 포메이션에서 '원톱' 핀보가손을 받치는 2선 중앙 공격수로 나섰다. 센터백 홍정호과 나란히 선발 출전해 중앙과 측면을 바지런히 오가며 찬스를 만들었다.

이날 안방에서 마인츠의 공세는 뜨거웠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전반 9분 카이우비가 일찌감치 선제골을 넣은 후 기선을 제압했지만 전반 13분 클레멘스에게 동점골, 전반 24분 데 블라시스에게 역전골을 잇달아 허용하며 1-2로 몰렸다. 홍정호 클라반의 수비라인이 흔들렸다. 코르도바의 날선 슈팅이 잇달아 아우크스부르크의 골문을 위협했다.

위기의 순간 '구세주' 구자철의 발끝이 빛났다. 전반 40분 포일너의 크로스를 영리하게 컨트롤해 받아낸 후 오른쪽 코너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마인츠의 골망을 흔들었다. 마인츠의 파상공세에 찬물을 끼얹은 골, 팀을 위기에서 구한 '시즌 8호골'이었다. 지난해 10월 31일 올시즌 첫 마인츠와의 홈경기(3대3무)에서 후반 5분 1-2 상황에서 동점골을 터뜨렸을 때와 같은 상황이 펼쳐졌다.

구자철은 올시즌 23경기에서 8골을 기록하게 됐다. 독일 진출 이후 개인 최다골을 경신했고, 팀내 최다골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26일 호펜하임전(1대3패)에서 첫 골을 기록한 후 10월 31일 마인츠전, 11월21일 슈투트가르트전에서 2-3호골을 기록했다. 종아리 부상을 털고 돌아온 리그 후반기, 지난 2월21일 하노버96 원정(1대0 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렸고, 지난 5일 레버쿠젠과의 홈경기(3대3 무)에선 프로 데뷔 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그리고 3경기만인 이날 다시 천금같은 8호골을 터뜨렸다.

그러나 물오른 안방, 마인츠의 공세를 막기에 아우크스부르크가 역부족이었다. 결국 또다시 후반 8분 마인츠의 골이 터졌다. 박스 오른쪽에서 브로신스키가 반대쪽 포스트를 향해 쏘아올린 롱크로스를 파블로 데 블라시스가 지체없이 머리로 받아넣으며 또다시 마인츠가 3-2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후반 17분 모처럼 맞은 역습 상황에서 구자철이 전방으로 내달리는 핀보가손을 향해 찔러넣은 킬패스 역시 날카로웠지만 핀보가손이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 27분 홍정호의 파울 장면에서 적극적으로 항변하다 옐로카드를 받은 장면은 아쉬웠다. 경고누적으로 9일 29라운드 브레멘전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후반 31분 아우크스부르크의 코너킥 직후 역습 상황에서 데블라시스의 질주, 코르도바의 패스를 이어받은 클레멘스가 골문을 다시 열며 쐐기골을 터뜨렸다.

아우크스부르크(승점 27)는 27라운드까지 18개구단 중 15위였다. '강등권' 16위 호펜하임, 17위 프랑크푸르트와 승점이 같고, 13위 담슈타트, 14위 브레멘(이상 승점 28) 등과도 승점 1점차에 불과한 상황. 이날 리그 7위 마인츠를 상대로 아쉬운 1패를 더했다. 6경기 무승(3무3패), 위기 탈출에 실패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패했지만 구자철은 약속을 지켰다. 지난 27일 출국 인터뷰에서 남은 7경기 공격포인트 목표를 묻자 "내 목표는 일단 8호골"이라고 했었다. "주변에서 두자릿수 골을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한골, 한골 넣다보면 두자릿수 골도 넣을 수 있겠지만. 일단은 8호골이 필요하다. 매순간 집중해 찬스가 왔을 때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복귀하자마자 8호골을 쏘아올렸다. A대표팀을 오가는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냈고, 팀이 힘든 상황에서 쏘아올린 동점골이라 가치는 더욱 빛났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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