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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무실점 과정에서 떠오른 김승규 대세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3-28 22:24


골키퍼 김승규가 27일 태국과의 친선경기에서 선수입장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슈틸리케호가 2016년 들어 처음 치른 연속 A매치에서 무실점 승리 행진에 성공했다.

이번 2연승을 포함해 8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다. 작년 1월 31일 호주와의 2015 아시안컵 결승전(1대2 패) 이후로 총 15경기(12승3무)를 치렀는데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기록으로는 기분좋은 행진이지만 상대가 주로 아시아권 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최근 치른 레바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7차전, 태국과의 친선경기는 이전의 연승 행진에 비해 경기내용은 더 떨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레바논 145위, 태국 118위로 한국(57위)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약체다. 그런 상대로 각각 1대0 승리에 그치면서 골 결정력, 수비력에 아쉬움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골키퍼 김승규(26·빗셀 고베)의 활약이 눈에 띈다. 극단의 수비에 치중했던 레바논전에 나선 김진현(29·세레소 오사카)이 수문장으로서 별로 할 일이 없었던 반면 김승규는 예상 외의 공세를 퍼부은 태국에 맞서 훨씬 바빴다.

김승규는 이번 태국전 뿐 아니라 이전 8경기 연속 무실점 과정에서 대세로 자리잡았다. 슈틸리케호는 지난해 8월 9일 동아시안컵 북한전(0대0 무)부터 지금까지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했다. 이 과정에서 김승규가 골문을 지킨 경우는 총 5경기다. 다득점이 나온 최약체 라오스전에는 권순태가 2차례 나섰고, 김진현과 정성룡이 각각 1번씩 무실점에 가담했다.


한국과 레바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가 24일 안산 와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골키퍼 김진현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안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03.24/


사실상 김승규의 독주 체제인 셈이다. 이는 김진현이 지난해 7월 리그 경기 도중 쇄골 골절상을 해 9개월간 A대표팀 차출 대상에서 빠졌기에 가능했다.

김진현도 지난 24일 레바논전에서 9개월 만에 복귀해 무실점 승리로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태국전에서 드러난 김승규의 활약상에 비하면 무게감이 떨어진다.

특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골키퍼 시험 주기를 살펴보면 김승규 대세론이 힘을 얻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년 10월 10일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에서 한국 A대표팀에 데뷔한 것을 시작으로 코스타리카, 요르단, 이란 등과 평가전을 치르면서 김진현 김승규 정성룡을 번갈아 테스트했다. 2015년 호주아시안컵 참가 직전에 가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2015년 1월 4일·2대0 승)서는 김진현(46분)과 김승규(44분)를 고르게 기용하며 경쟁구도를 양강으로 압축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골키퍼의 출전시간을 분담한 것은 이 경기가 유일했다.

이후 호주아시안컵 본선 무대에서는 김진현의 독주였다. 김진현은 호주와의 결승까지 총 5경기에 주전으로 나섰고, 김승규는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2차전(1대0 승) 출전이 전부였다.

하지만 김승규는 2015년 6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친선경기(3대0 승)부터 중국 동아시안컵을 거치면서 주전 자리를 차지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슈틸리케호가 지금까지 치른 총 26차례 A매치 가운데 김승규는 13경기 출전해 5실점을, 김진현은 10경기에서 3실점을 기록했다.

그렇지 않아도 막상막하 구도인 수문장 경쟁이 김승규의 약진으로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김진현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김승규 쪽으로 기울어진 대세론.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대세론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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