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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상무 내무반은 1주일 내내 칼을 갈았다.
'예비역'의 도발은 '수사불패'의 군인정신 앞에 무너졌다. 상주의 공격이 후반부터 불을 뿜었다.후반 시작 1분 만에 이승기가 울산 진영 아크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그대로 왼발로 감아찬 슛이 수비벽에 가담했던 서정진의 머리에 맞고 굴절되어 그대로 골망 안으로 빨려 들었다. 7분 뒤에는 '신병' 김성준이 아크 오른쪽에서 문전 방향으로 살짝 올려준 크로스에 오른발을 갖다댄 김도엽이 골포스트를 맞고 굴러나온 볼을 재차 왼발슛으로 마무리, 순식간에 두 골차로 앞서갔다. 상주 선수단은 득점이 터질 때마다 곽 준장이 자리 잡은 본부석 쪽으로 달려가 '충성'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 세리머니로 흥을 돋우었다.
'예비역' 이정협의 몸놀림은 실망스러웠다. 이날 울산 원톱으로 최전방에 선 이정협은 상주 수비진의 철저한 마크에 힘을 쓰지 못했다. 상주가 두 골차로 앞서가기 시작하자 이정협은 수비 경합 과정에서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등 조급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본부석에서 경기를 관전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눈빛은 외면할 수 없는 부담이었다. 다급해진 윤정환 울산 감독은 선수 교체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상주의 탄탄한 수비에 되려 역습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추격에 실패했다.
상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