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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위치선정, 완벽한 타이밍, 냉정한 마무리… 영민한 재능을 보여줬다.'
이날 홍정호와 나란히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초반부터 몸놀림이 유난히 가벼웠다. 전반 3분 첫 슈팅을 날리며 감각을 예열했다. 전반 5분 에스바인이 아우크스부르크 진영 끝에서 볼을 필사적으로 살려낸 후 오른쪽 측면을 허물고 들어가 날린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나왔다. 구자철이 왼쪽 박스안으로 쇄도해 온몸을 날리며 오른발로 볼을 밀어넣었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선제골이었다. 지난달 22일, 22라운드 하노버전에서 폭풍 질주후 환상적인 4호골을 기록한지 3경기만에 골을 재가동했다. 시즌 5호골과 함께, 리그 최다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이후 레버쿠젠의 거센 공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전반 종료 직전 또다시 구자철의 발끝이 번쩍 빛났다. 전반 44분 핀보가손이 노려찬 슈팅이 오른쪽 골대 밑을 맞고 튕겨나오자마자 박스 중앙에서 구자철이 날선 슈팅을 쏘아올렸다. 먹잇감을 놓치지 않았다. 정확한 슈팅이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원샷원킬' 결정력으로 5-6호골을 한꺼번에 터뜨렸다. 한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경기 직후 '맨오브더매치(Man of the match)'로 구자철을 선정했다. '구자철의 3골이 비록 승점 1점에 그치긴 했지만, 완벽한 위치선정, 완벽한 타이밍의 영민한 재능을 보여주며 안방에 억누를 수 없는 활기를 불어넣었다. 3골 모두 냉정한 마무리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팀으로서는 하노버전에 이어 3경기만에 후반기 2승째를 꿰찰 절호의 찬스였다. 심지어 레버쿠젠전 승리는 아우크스부르크의 숙원이었다.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2011~2012시즌 이후 아우크스부르크는 10번의 맞대결에서 단 한번도 레버쿠젠을 이기지 못했다. 3무7패로 절대 열세였다. 이날 구자철의 해트트릭으로 첫 승의 9부 능선을 넘었으나, 마지막 30초를 버티지 못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