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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설 곳이 없다.
호주의 기세가 매섭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위인 호주는 최종예선 1차전에서 홈팀 일본을 3대1로 제압했다. 베트남과의 2차전에서 9대0 대승을 거뒀다. 북한과 일본의 2강 체제로 예상됐던 구도를 깨뜨리고 있다. 한국은 호주와의 역대전적에서 2승1무11패로 절대열세다. 2010년 수원에서 열린 피스퀸컵서 2대1로 이긴 것이 마지막 승리다. 이후 세 차례 맞붙었지만 전패했다.
이번 대회에서 상위 두 팀만이 리우행 티켓을 차지한다. 현재까지 호주(승점 6)가 2승으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중국(1승1무·승점 4)이 뒤를 쫓고 있다. 이어 한국과 북한은 나란히 2무를 기록중이다. 양팀 모두 2골-2실점으로 골득실까지 같다. 5위 일본은 1무1패로 승점 1점을 기록, 체면을 구기고 있다. 베트남은 2패로 사실상 탈락이다.
호주전서 승리하더라도 당장 본선행을 장담할 순 없다. 한국이 호주를 잡으면 승점 5점이 된다. 북한이 베트남에 대승을 거둘 시 골득실에 밀려 3위에 머무를 수 있다. 또 중국이 일본에 승리해 승점 7점으로 호주를 제치고 1위에 올라 한국이 3위 또는 4위에 그칠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한국이 호주에 지고 일본이 중국을 제압하는 경우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5위까지 추락한다. 승점 차이가 크지 않아 복잡하게 얽힌 구도다. 무조건 승리하고 볼 일이다.
관건은 체력이다. 후반 체력문제를 노출했던 윤덕여호다. 윤 감독은 1, 2차전 선발명단을 동일하게 구성했다. 그러나 호주는 일본전 승리 후 비교적 약체인 베트남전에서 주전급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수비수 스테파니 케이틀리와 알라나 케네디, 미드필더 엘리스 나이트와 에일리 판 에그몬드 등 총 4명만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일본전 선제골의 주인공이자 A매치 107경기에서 38골을 기록한 주포 리사 데 바나도 베트남전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틀에 한 경기 씩 치르는 일정이다. 완전히 회복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시간이다. 때문에 한국의 체력부담이 호주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윤 감독의 묘수가 필요하다.
윤덕여호의 해결사로 떠오른 정설빈과 '지메시' 지소연(25·첼시 레이디스)이 열쇠를 쥐고 있다. 특히 지소연은 일본전 후반 23분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에이스라는 부담에 미안함까지 겹쳤다. 결국 눈물을 보였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 지소연이 돌파해야 할 숙명이다. 영웅은 어려운 상황에서 더 빛나는 법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중간순위(3일 현재)
순위=팀=경기수=승점=승=무=패=득=실=차
1=호주=2=6=2=0=0=12=1=+11
2=중국=2=4=1=1=0=3=1=+2
3=한국=2=2=0=2=0=2=2=0
3=북한=2=2=0=2=0=2=2=0
5=일본=2=1=0=1=1=2=4=-2
6=베트남=2=0=0=0=2=0=11=-11
※순위는 승점-골득실차-다득점-승자승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