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북과 FC서울, '절대 2강'은 이제 K리그를 향해 달린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3-02 17:55



FC서울은 웃고, 전북 현대는 울었다.

3·1절, 올 시즌 K리그 '절대 2강'으로 평가받는 두 팀의 희비였다. 운명의 화살은 이제 정면 충돌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전북과 서울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는 잠시 잊고 K리그 클래식 체제로 전환했다. D-데이는 12일이다. 전북은 K리그 우승, 서울은 FA컵 챔피언 자격으로 2016년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 초대받았다.

첫 혈투에 대한 관심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이미 뜨겁게 달아올랐다. ACL 뚜껑이 열린 후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 서울은 겨울이적시장에서 '알찬 영업'으로 K리그 3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의 유일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3년 연속 득점왕에 오르며 K리그의 골역사를 새롭게 쓴 데얀이 복귀한 가운데 골키퍼 유 현, 미드필더 신진호 조찬호 주세종, 수비수 정인환이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그러나 수적으로 '큰 손' 전북에는 부족했다. 전북은 '역대급 영입'으로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신욱 김보경 이종호 로페즈 고무열 파탈루 김창수 임종은 최재수 등이 녹색 유니폼을 입으며 전북은 '더블 스쿼드'를 넘어 '더블 베스트 11'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강의 지위는 여전히 전북이었다.

하지만 ACL 조별리그 1, 2차전을 통해 서울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서울은 지난달 23일 원정에서 치른 1차전에서 부리람에 6대0으로 대승한 데 이어 3·1절 안방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한-일전에서 4대1로 대역전승을 거두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서울은 두 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터트리는 극강의 공격력을 과시했다.

반면 전북은 명암이 교차했다. 홈에서 가진 FC도쿄와의 1차전에선 2대1로 승리했지만 1일 장쑤 쑤닝(중국)과의 원정경기에선 2대3으로 무릎을 꿇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전북은 지난달 18일 결전에 돌입하기 직전 중앙수비수 김기희가 상하이 선화로 이적하면서 수비에 균열이 생겼다. 장쑤전에서도 뒷문이 흔들리며 무너졌다.

이렇다보니 전북에 쏠린 승부의 추가 서울 쪽으로 이동하면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정국으로 돌변했다. 서울의 색깔은 명확하다. 2년 넘게 공을 들인 스리백이 견고하고, 신진호와 주세종의 가세로 중원도 탄탄해졌다. 최전방은 설명이 필요없다. 아드리아노가 2경기에서 7골을 몰아쳤고, 데얀의 이타적인 플레이와 박주영도 전성기 때의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앞으로 더 보여줄 게 많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반면 전북은 조직력 재정비가 급선무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있다. "중앙 수비가 흔들리면 전체적으로 경기가 어렵다. 올 시즌 치른 두 경기 모두 이 문제를 실감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수 있지만 현재는 팀에 굉장히 안 좋게 나타나고 있다. 빨리 수비 조합을 만드는게 중요할 것 같다."


전북의 독주를 막겠다고 선언한 최용수 서울 감독은 '일희일비'라는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은 물론 단 한 순간도 집중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각오다. 특히 ACL과 K리그는 또 다르다. 서울은 최근 몇 년간 K리그에선 '슬로 스타트'에 발목이 잡혔다. 전북과의 K리그 개막전을 통해 '슬로 스타트'에서도 벗어나겠다는 것이 그의 그림이다. 최용수 감독은 지나친 긴장은 독이라고 했다. 동시에 승부욕도 숨기지 않았다. "전북과의 개막전은 긴 시즌의 한 경기일 뿐이다. 작은 물고기를 잡으려다 큰 물고기를 놓칠 수 있다. 부담과 긴장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물론 선수들의 승부욕은 막을 수 없다. 그 강도는 전북보다 더 세지 않을까 싶다."

ACL에 이어 K리그에도 봄이 오고 있다. 첫 출발인 전북과 서울의 개막전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