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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에서 당한 통한의 역전패, 빅버드에서 반드시 되갚는다.'
이번 수원-감바의 경기는 미니 한-일전이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카타르 도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에서 일본에 2대3으로 역전패한 바 있다.
가장 최근 열린 숙명의 한-일전 패배 이후 열리는 데다 수원의 2016년 시즌 시작을 알리는 홈경기여서 축구팬들 관심이 높다.
수원 구단이 '복수'를 키워드로 한 슬로건을 내세운 것도 이 때문이다. 으레 구단들은 빅매치를 앞두면 관전포인트 등을 담은 매치리포트를 배포해 분위기를 띄우기 마련이다.
미니 한-일전을 앞두고 수원과 감바의 정보전쟁, 보안유지 등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감바는 일찌감치 2015년 시즌 수원의 모든 경기 영상을 입수해 철저한 분석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감바를 이끄는 하세가와 감독은 수원 권창훈을 요주의 대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라고, 감바의 이런 정보전을 탓 할 수 없다. 수원 측도 감바에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정보를 유출할 필요는 없다.
수원은 매치리포트 봉쇄 외에도 연습경기 보안에도 신경을 썼다. 지난 18일 용인시청과의 연습경기를 비공개로 진행했고, 정식 경기방식이 아닌 3쿼터로 하면서 쿼터마다 출전 선수도 대폭 바꿨다.
보통 쿼터제 연습경기는 베스트 멤버를 압축하기 위해 전지훈련 기간 중에 주로 실시한다. 감바전이 임박하도록 베스트 멤버를 압축 못해서가 아니다. 가급적 베일에 가려두고 전력 노출을 최소화하자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감바는 선수단 본진의 수원 입성(22일)에 앞서 21일 선발대를 먼저 파견했다. 수원도 신경전에서 방어적 입장을 고수하지 않았다. 구단은 감바의 지난 시즌 경기 외에 20일 벌어진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슈퍼컵 경기를 담은 영상자료를 입수해 '철저 분석' 맞불을 놨다. 슈퍼컵은 일본 프로축구 개막전으로 전년도 J리그 우승팀(산프레체)과 일왕배 챔피언(감바)의 왕중왕전이다. 이 경기에서 감바는 1대3으로 완패했다.
여기에 수원은 '혹한기' 훈련까지 감수하고 있다. 지난 12일 스페인 전지훈련을 마치고 귀국한 수원은 한동안 야간훈련을 하지 않았다. 밤 시간 체감온도 영하 10도에 육박하는 추위가 여전히 물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감바전이 열리는 24일 수원 지역엔 측정온도 섭씨 최저 영하 7도로 반짝 추위가 다시 엄습할 것이란 일기예보다.
그럼에도 수원 선수단은 최근 '별보기 운동'을 새로 시작했다. 감바전이 오후 7시30분 시작하는 만큼 선수들 경기 컨디션을 실전 상황에 맞도록 적응시키기 위해서다. 복수전에 성공할 수 있다면 추위 따위는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수원 관계자는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수원과 감바의 '미니 한일전'을 승리로 장식하겠다는 일념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