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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감래(苦盡甘來·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뜻의 사자성어). 2015년 유럽파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마지막 주자는 손흥민이었다. 분데스리가에서 3시즌 연속 두자리수 득점에 성공한 손흥민은 올 여름 3000만유로(약 403억원)라는 아시아 최고액에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후 3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달간 자리를 비우고 돌아온 그의 자리는 없었다. 5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의 살길은 '특급 조커'로의 변신이었다. 손흥민은 29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왓포드전(2대1 토트넘 승)에서 후반 44분 감각적인 힐킥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절체절명의 순간, 손흥민이 다시 한번 빛났다.
독일파도 위기 속 더 강해졌다. '약속의 땅' 아우크스부르크로 돌아온 구자철은 제 컨디션을 찾았다. 마인츠 시절 보여준 위축된 플레이에서 벗어나 마르쿠스 바인지얼 감독의 신임 속에 전성기의 기량을 회복했다. 미드필드 전포지션에 기용되며 13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홍정호는 더 드라마틱하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주전자리를 따낸 홍정호는 올 시즌 초에도 확실한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부상과 집중력 저하가 겹치며 주전 구도에서 멀어졌다. 절치부심한 홍정호는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의 합성어로 골넣는 수비수라는 뜻)로 활로를 뚫었다. 11일 파르티잔전과 13일 샬케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렸다. 다시 바인지얼 감독의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석현준은 최고의 2015년을 보냈다. 2010년 아약스로 이적하며 주목받았던 석현준은 이후 5개팀을 전전하며 실패한 유망주로 멈추는 듯 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석현준은 비토리아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2015년 1월 비토리아 유니폼을 입은 석현준은 입단과 동시에 주전을 꿰차며 17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2015~2016시즌에는 14경기에서 8골을 폭발시켰다. 리그 득점 2위다. 포르투갈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가 된 석현준은 빅클럽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고진감래의 완벽한 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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