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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새해 벽두부터 한국 축구는 요란하게 질주했다.
2015년의 해가 저문다. 을미년도 역사속에 사라질 채비를 마쳤다. 2015년 한국 축구를 화제의 인물을 통해 결산했다.
①슈틸리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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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으로 FIFA의 몰락이 최대 이슈였다. 제프 블래터 회장(79)은 5선에 성공했지만 '비리의 덫'에 걸려 나흘 만에 백기를 들었다. 그는 최근 유력한 차기 FIFA 회장 후보였던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60)과 함께 8년 자격정지 징계를 받으며 국제 축구계에서 퇴출됐다.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부회장(64)도 아픔이 있었다. 1904년 프랑스 출신인 로버트 게랭이 초대 FIFA 회장에 오른 이후 110여년간 이어진 유럽 출신 FIFA 회장 벽을 넘기 위해 야심차게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FIFA 윤리위가 조사 비협조, 윤리적 태도 등 옹색한 이유를 내걸며 6년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다. 그의 날개도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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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이승우
10월에는 칠레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FIFA U-17 월드컵에서 '리틀 태극전사'들이 새 역사를 썼다.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 대회에서 브라질을 1대0으로 꺾었다. 조별리그는 독무대였다. 2승1무,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한국 남녀 축구를 통틀어 FIFA 주관 대회 45차례 참가 사상 첫 조별리그 무실점의 대기록까지 세웠다. 거침없는 행보는 16강에서 멈췄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는 밝았다. 그 중심에 이승우가 있었다. 세계 최고의 명문구단 스페인 FC바르셀로나가 가져다 준 희망이다. 그는 올해 후베닐A에서 성인팀인 바르셀로나 B팀으로 승격했다. 이제 이승우를 모르는 축구팬은 없다. 내년 1월 6일 만 18세가 되는 그는 FIFA 징계에서도 해방된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한국 축구의 기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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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무대에서 가장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주인공은 차두리(35·서울)였다. 두 차례에 걸친 명예로운 은퇴식을 가졌다. 3월 31일 뉴질랜드와의 A매치에서 국가대표 은퇴식을 치른 그는 11월 7일 수원과의 슈퍼매치를 통해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독일에서 태어난 그의 인생은 '차범근 아들'로 시작됐다. 다섯 살 때 처음으로 축구화를 신었다. 승부의 세계에서 '차범근 아들'이라는 타이틀만 갖고 성공할 수 없다. 누구보다 더 처절하게 싸웠다. 월드컵 4강 신화(2002년 한-일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2010년 남아공월드컵) 진출의 업적을 남겼다. 프로로 13시즌을 누빈 그는 해피엔딩을 연출했다. '차두리'라는 이름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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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도 새 역사를 열었다.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태극낭자들은 6월 캐나다에서 사상 첫 승과 첫 16강의 기적을 달성했다. 연결고리는 '지메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었다. 지소연은 개인 첫 월드컵 득점에 성공하는 등 남다른 클래스와 무게감으로 한국 공격을 이끌었다. 소속팀인 첼시 레이디스에서도 맹활약했다. 10골-10도움으로 첼시의 첫 리그 우승과 FA컵 우승 '더블'을 이끌었다. 지소연은 11월 열린 제3회 아시안풋볼어워즈에서 남동아시아선수상을 수상했다. 2015년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도 품에 안았다. 그녀의 질주에 한국 여자축구는 2015년 한단계 더 도약할 수 있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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