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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을 연 홍명보 감독(46)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2016년 홍 감독은 새 단추를 꿴다. 항저우를 통해 첫 프로팀을 이끈다. 대표팀과 달리 프로구단은 호흡이 길다. 1년간의 긴 시간이 그라운드에 투영된다. 홍 감독은 "신인의 자세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코치진 구상도 시작됐다.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김태영 코치와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최근 전남과 A대표팀에서 도중하차했다. '홍명보 사단'이 다시 뭉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홍 감독은 "새롭게 도전하는데 과거를 가지고 갈 생각은 없다. 지금 있는 중국인 코치, 팀을 잘 아는 코치진과 시작하겠다"며 섣부른 전망을 경계했다.
올 연말에는 항저우의 밑그림을 함께 그려야 해 더 바쁘다. 홍 감독의 중심은 더 이상 '외부의 시선'이 아니다. 눈치볼 것도 없다. 첫째도 축구, 둘째도 축구다. 그는 "많은 분들이 명예회복을 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동안 명예를 위해 축구를 하진 않았다. 과연 축구를 하며 내가 얼마나 많은 명예를 가졌나 싶다. 이번 일도 잘하고 좋아하는 축구를 위해 선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제는 선택할 때 나 자신이나 가족을 좀 더 생각하겠다"고 덧붙였다.
항저우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대어를 낚는 다른 중국 팀들과는 달린 선진국형 유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홍 감독에게 팀을 맡긴 것도 구단의 미래를 위해서다. 홍 감독도 눈앞의 성적보다는 미래를 위해서 더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지도자 인생의 2막이 시작됐다. '신인'으로 돌아간 홍 감독은 출발부터 향기가 다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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