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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한해였다.
고민도 있었다.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등과 같은 일부 유럽파들은 소속팀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간 '경기 출전=선발' 원칙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최종예선 같은 큰 무대에서 유럽파들의 기량과 경험은 무시하기 어렵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유럽파 선발 여부라는 딜레마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 이순간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이라며 "그때그때마다 판단을 내려야 하는 부분이다. 유럽리그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와 K리그에서 매 경기 뛰는 선수가 있다. 매 경기 K리그에서 뛰어도 대표팀을 한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경기에 못뛰는 유럽파들을 뽑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출전시간이 부족한 유럽파들과 면담을 통해 동기부여를 높이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과 면담을 했다. 그에게 '경기 출전시간이 적은데도 선발됐고, 경기까지 출전했다면, 대표팀에서 뛸 자격을 보여주기 위해 실수를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감독도 힘들다고 했다. 이를 통해 동기부여를 시키고 있다. 결국에는 팀이 잘되기 위한 일"이라고 했다.
대표팀의 젖줄이 될 K리그에 대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학원축구의 병폐, 비전문가들로 이루어진 구단 운영진, K리그 발전에 도움이 안되는 외국인선수, 열악한 경기장 상태, 불완전한 승강 시스템, 여전히 부족한 관중 등에 대해 꼬집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 모든 상황이 복합적으로 벌어져 제대로 된 경기를 할 수 없는 환경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 삼성이 수원에서 물러나거나, 현대자동차가 전북을 포기하거나, 성남시가 성남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 고민이 많아진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주변의 아시아국가와의 비교보다는 세계의 흐름을 꾸준히 연구하고 분석해야 한다.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제도적, 문화적 차이를 연구해서 어떻게 K리그만의 것으로 만들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5년을 '큰 만족감'이라는 한 단어로 정의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에게는 한 단어로 '고맙다'고 표현했다. 과연 2016년 12월 슈틸리케는 2016년을 어떻게 정의할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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