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태영 코치도 전남과 결별"우정은 불변,선수들 고맙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12-04 17:53




"힘든 상황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준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김태영 전남 수석코치가 전남 드래곤즈를 떠난다. 김병지가 전남과의 재계약 불발을 알린 직후 김 수석코치의 결별 소식이 들려왔다.

김 코치는 "3라운드에서 12경기 무승을 하면서 너무 지쳤다.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말로 이별의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코치는 지난해 브라질월드컵 직후 '홍명보호'의 수석코치직을 내려놓은 후 올시즌 초 '절친' 노상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친정' 전남행을 택했다. 전남 드래곤즈 창단 멤버이자 레전드로서 수비 달인 김 코치의 영입은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골키퍼 김병지와 함께 '개띠' 절친들이 뭉친 전남에 대한 팬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올시즌 전남은 2라운드까지 리그 3위를 달리며 승승장구했다. 7월 26일 제주전, 김병지의 700경기 직후 전남은 12경기 무승의 늪에 빠졌다. 김 코치는 "너무 힘들었다. 긴터널을 빠져나오려고 애썼는데 역부족이었다. 수비에서 잇달아 실점하면서 지도자로서 책임감도 많이 느꼈다"고 했다.

광주전에서 12경기 무승을 끊어낸 후 부산전 무승부, 마지막 인천 원정을 승리로 마무리해준 선수들에게 진한 고마움을 표했다. "제대로 작별 인사도 못하고 왔다. 인천전 후 라커룸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줘서 고맙다고 했다. 눈치빠른 선수들은 이때 알았을 것이다. 그게 나의 작별인사였다"고 했다.

이날 김병지의 재계약 불발 소식이 알려지며 노 감독, 김 코치, 김병지와의 동행이 1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김 코치는 "우리 셋의 우정에는 흔들림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저 힘든 상황속에 에너지가 너무 방전됐다. 쉴새없이 달려온 탓에 휴식이 필요할 뿐"이라고 했다.

20년 우정은 견고했지만, 이들을 둘러싼 승부의 세계, 구단 등 외적인 상황은 마음처럼 돌아가주지 않았다. 잘나가던 팀이 흔들리는 과정속에서 김 코치 역시 마음고생이 깊었다. 감독, 코치, 선수, 각자의 역할론 속에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들을 고민했고, 결국 용퇴를 결정했다. 김병지와 똑같이 "노 감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노 감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결심한 일인데 행여 더 부담을 주게 될까봐 걱정"이라며 '사령탑' 친구를 걱정했다. "올시즌 좋았던 경험, 힘들었던 경험을 통해 노 감독이 내년 시즌 더 좋은 팀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

올림픽대표팀, 월드컵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홍명보 전 A대표팀 감독과 동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에 김 코치는 "그건 아니다"라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홍 감독님이 이제는 스스로 자립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말씀도 해주셨다. 아직 정해진 진로는 아무것도 없다. 일단은 푹 쉬고 싶다"고 말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