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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없이 달려왔다. 드디어 2015년의 종착역이다.
"우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이 이번 경기에 안 나왔으면 좋겠다(웃음). 모든 감독이 자기 팀이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당연하다. 가끔 일어나는 기적이 한국전에서 나왔으면 좋겠다." 잉글랜드 출신의 스티브 다비 라오스 감독의 말이 현지의 분위기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비교가 안된다. 하지만 원정경기는 변수다. 고온다습한 날씨와 열악한 그라운드 환경은 태극전사들의 발걸음을 무겁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겨내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라오스전은 결국 우리와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현답이다. 라오스전의 3대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유종의 미
한 경기를 더 치른 라오스는 2차 예선에서 얻은 승점이 단 1점(1무5패)에 불과하다. G조 최하위다. 다만 홈과 원정의 온도 차는 있었다. 홈에서 1무2패, 2득점-6실점, 원정에선 3패, 1득점-16실점이다.
방심해서는 안된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이 당연히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라오스는 홈에서는 원정과는 달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쉽게 이긴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경계했다. 라오스전은 올 해의 마지막 무대다. 기적을 허락해선 안된다. 내년을 위해서도 '유종의 미'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선제골 그리고 세트피스
다비 감독은 "우리도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이 될 지는 물음표다. 라오스가 선택할 카드는 많지 않다. 밀집수비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호의 라오스전 관건은 선제골이다. 일찌감치 골문이 열리면 쉽게 경기를 운용할 수 있다. 다만 골이 들어가지 않아도 조바심을 내면 안된다. 원정에선 정상적인 경기 운용이 필요하다. 인내하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라오스전에서 세트피스는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다. 12일 미얀마전(4대0 승)의 아쉬움은 세트피스였다. 프리킥과 코너킥 등 20여 차례나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세트피스 골은 단 한 골에 불과했다.
세트피스는 그물망 수비와 무관하다. 현지의 악조건도 최소화할 수 있는 루트다. 특히 라오스 선수들은 신장이 작다. 1m80을 넘는 선수가 거의 없다. 세트피스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라오스의 벽을 무난하게 허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예선 진출 확정될까
아시아지역 2차예선은 8개조로 나뉘어 열리고 있다. 각 조 1위 8개팀에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각 조 2위를 차지한 8개팀 중 성적순으로 상위 4개팀이 최종예선에 합류한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도전하는 대한민국의 최종예선행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G조에선 쿠웨이트이가 2위(승점 10·3승1무1패), 레바논(승점 10·3승1무2패)이 3위에 포진해 있다. 변수가 생겼다. 쿠웨이트가 FIFA로부터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 정부가 체육단체 행정 개입을 가능토록 한 개정 법률이 빌미가 됐다. 쿠웨이트는 이날 미얀마와 중립경기를 치를 예정이지만 무기한 연기됐다. 징계가 풀리지 않으면 쿠웨이트의 월드컵 운명도 끝이다.
슈틸리케호는 라오스를 꺾으면 승점 18점이 된다. 2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단계적으로 팀을 준비해나갈 것이다. 최종예선에 올라가면 이란, 이라크, 일본 등 월드컵 2차예선 때보다 더 강팀을 만나야 한다. 당연히 지금보다 어려운 상황이 올 것이다. 단계적으로 맞춰서 준비하겠다. 지금 중요한 것은 매 경기 이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오스전은 끝이자 새로운 시작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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