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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차출 놓고 딜레마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11-05 08:20


손흥민. ⓒAFPBBNews = News1

토트넘이 '손흥민 딜레마'에 빠졌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2일 축구회관에서 '손흥민'을 입에 올렸다. 12일 미얀마(수원월드컵경기장), 17일 라오스(원정)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5,6차전에 나설 A대표팀 소집 명단에 손흥민을 포함시켰다.

의외의 발탁이었다. 손흥민은 9월 26일 맨시티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 도중 왼발바닥을 다쳤다.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이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복귀했다고 들었다. 다가오는 주중 유로파리그에서 출전 기회를 부여 받을 것으로 파악했다. 그래서 일단 명단에 포함했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토트넘은 난감한 상황이다. 손흥민은 부상에서 막 복귀했다.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과 한국 그리고 라오스를 오가는 장시간 비행은 부담스럽다. 왕복 비행거리만 2만1376㎞에 달한다. 장시간 비행과 이동거리는 손흥민의 몸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여기에 상대팀이 너무 약하다. 미얀마는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63위다. 라오스 역시 FIFA랭킹은 179위다. 한국은 53위다. 한국은 미얀마를 2대0, 라오스를 8대0으로 눌렀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두세수 아래의 상대를 잡기 위해 부상에서 막 복귀한 손흥민을 데려오는 것은 너무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을 포함시킨 것은 미얀마전 선발 출전을 위해서가 아니다. 내년 3월 레바논전을 위해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소집 공문을 받은 토트넘 측에서 (손흥민이) 100% 회복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소집불가' 통보를 할 것"이라며 공을 넘겼다.

토트넘이 '몸상태'를 이유로 들어 손흥민 차출에 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문제가 생긴다. 토트넘은 6일 안더레흐트와의 유로파리그 J조 4차전, 9일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를 앞두고 있다. 현재 유로파리그에서 토트넘은 1승1무1패로 조3위에 머물러 있다. 안더레흐트와의 홈경기에서 승리해야 조별리그 통과를 꿈꿀 수 있다. 손흥민의 공격력이 필요하다. 북런던 더비 역시 중요하다. 최근 토트넘은 EPL에서 상승세다. 맨유와의 리그 개막전에 졌을 뿐 이후 10경기에서 5승5무를 기록 중이다. 순위도 5위까지 끌어올렸다. 북런던 더비가 상승세 유지의 분수령이다. 공격력이 좋은 손흥민이 꼭 필요하다. A매치에 내주지 않으려고 중요한 경기에 '확실한 공격카드'인 손흥민을 빼는 우를 범할 수는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느긋하다. 협회 관계자는 "결정은 토트넘이 한다. 토트넘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의 A대표팀 합류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청용은 3일 컨디션 점검차 브리스톨시티 21세 이하팀과의 연습경기에 출전했다. 전반 25분 상대팀 선수와 충돌한 뒤 교체됐다. 크리스탈팰리스 홈페이지는 '발목을 다친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협회는 이청용의 부상 상태를 파악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크리스탈팰리스에 문의를 했다. 상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보한 뒤 슈틸리케 감독과 상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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