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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제18대 대한민국 수장이 된 뒤 줄곧 외쳐온 말은 '비정상의 정상화'다. 사회 전반에 곪아있던 비상식적인 일들을 상식적으로 돌려놓자는 것이다. 최근에는 정치인과 대기업의 갑질 논란에 대해서도 엄중을 요하기도 했다.
수원은 '벙어리 냉가슴'일 수밖에 없었다. 집주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세입자라고 하더라도 보장받아야 할 권리가 있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이 권리는 처참히 짓밟혀 왔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이 서울시설공단에서 관리하는 서울월드컵경기장과 함께 '축구의 메카'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힘은 선수단을 비롯해 구단 프런트, 팬들의 노력 덕분이었다. 선수들은 경쟁의 세계에서 우승을 노리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프런트는 한 명의 팬이라도 경기장에 모으기 위해 발벗고 뛰었다.
재단의 갑질을 막을 수 있는 주인공이 있다. 재단 지분의 40%를 보유하고 있는 염태영 수원시장이 아니다. 지분 60%를 가지고 있는 경기도다. 키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쥐고 있다.
남 도지사는 서른 한 살이던 1998년 부친인 남평우 전 의원(신한국당)의 뒤를 이어 수원시 팔달구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 누구보다도 수원월드컵경기장 내에 얽히고 설킨 문제를 잘 알고 있다. 지난해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구단에 경기장 독점 운영권을 넘겨주자는데 뜻을 같이 하기도 했던 남 도지사였다.
하지만 남 도지사의 개인사로 인해 구단의 경기장 독점 운영권 얘기는 유야무야 됐다. 염 시장은 여전히 수원 삼성의 권리 보호를 지지하는 입장이다. 한규택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총장은 남 도지사가 임명했다. 결국 한 총장도 재가권이 제한적이다. 남 도지사의 말 한 마디에 이 문제는 '공멸'이 아닌 '상생'이 될 수 있다.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홈페이지에는 수많은 비난의 글이 올라왔다. 그 중 한 수원 시민의 글이 가슴을 친다. '축구장은 축구하는 곳입니다.' 남 도지사가 현답을 내놓길 기대한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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