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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과 인천의 'FA컵 끝장 관전포인트' 3선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10-30 07:22



올해 FA컵도 한 고개만 남았다.

프로와 아마추어를 총 망라해 한국 축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2015년 KEB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이 10월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1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휘슬을 울린다. 2년 연속 결승에 오른 FC서울과 창단 후 첫 피날레 무대에 안착한 인천 유나이티드가 무대에 오른다.

끝장 대결이다. 전·후반 90분에 희비가 엇갈리지 않으면 연장전을 치른다. 그래도 승부가 결정나지 않으면 '신의 룰렛게임'인 승부차기를 벌인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또 챔피언에는 FA컵의 가장 큰 보너스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 티켓이 돌아간다.

서울은 1998년 FA컵에서 우승했다. 지난해 16년 만의 결승행에 성공했지만 정상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성남을 맞아 120분 연장 혈투 끝에 득점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2-4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의 눈물을 결코 잊을 수 없다. 2004년 K리그에 발을 들인 시민구단 인천은 2005년 K리그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FA컵에선 2006, 2007년 공동 3위를 차지한 것이 가장 높은 비상이다. 창단 후 첫 우승에 도전한다.

축구공은 둥글다. 단판 승부라 변수도 많다. 정상 정복을 눈앞에 둔 서울과 인천, '경인더비'가 성사된 FA컵 결승전의 관전포인트를 짚어봤다.

독수리 VS 늑대

최용수 서울 감독(44)과 김도훈 인천 감독(45)은 연세대 동문이다. 김 감독이 1년 선배다. 대학 시절 '방장'과 '방졸'로 동고동락했다. 스트라이커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감독 경력에선 후배인 최 감독이 앞선다. 2011년 서울 감독에 오른 그는 5년차 사령탑이다. 반면 김 감독은 올해 인천 지휘봉을 잡으며 사령탑에 데뷔했다. 최 감독과 김 감독의 대명사는 독수리와 늑대다.


최후의 대결에서 두 감독이 만난다. 올 시즌 K리그에서 벌인 세 차례 대결에선 최 감독이 2승1무로 우세하다. 안방에선 2전 전승이다. 최 감독은 지난해의 한을 풀겠다고 한다. "지난해 아픔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지난해의 경우 결승 진출에 안주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두 번 연속 실패는 없다. 팬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지난해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또 2012년 K리그 우승 후 3년 만에 트로피를 품겠다고 벼르고 있다. "3년 동안 우승이 없었다. ACL 출전이 아닌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 우리의 진정한 목표다." 최 감독의 출사표다.

김 감독도 혈전을 예고했다. "K리그와 FA컵은 다르다"는 그는 "시민구단으로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 영광이다. 우린 인천을 넘어 시민구단의 대표다. 미생에서 완생으로 끝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두 감독 가운데 한 명은 주연, 한 명은 조연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아드리아노 VS 케빈

역시 큰 경기에서 팀의 주포가 해결사로 나서야 한다. 브라질 출신의 아드리아노(28·서울)와 벨기에 출신 케빈(31·인천)의 킬러 대결도 주목된다. 아드리아노는 여름이적시장에서 서울에 둥지를 틀었다. 케빈은 올초 인천의 품에 안겼다.

K리그에서의 화력은 아드리아노가 한 수 위다. 올 시즌 대전에서 17경기에 출전, 7골을 터트린 그는 서울에서 물을 만났다. 11경기에서 무려 8골을 터트렸다. 총 15골을 기록 중이다. 반면 케빈은 33경기에서 6골을 터트렸다. FA컵은 경우 둘 다 나란히 2골을 기록 중이다.

아드리아노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현란한 움직임과 개인기가 강점이다. 어디서든 득점을 터트릴 수 있는 결정력도 보유하고 있다. 1m92의 케빈은 역시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공중볼 장악 능력이 탁월하다. 반박자 빠른 슈팅도 일품이다.

현재 FA컵 득점 1위는 4골을 기록한 인천대의 이정빈이다. 두 선수 가운데 누구나 '해트트릭 대박'을 터트린다면 득점왕도 꿰찰 수 있다. 아드리아노와 케빈, 둘의 집중력에서 명암이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풍성한 피날레 무대

올 시즌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하는 서울의 주장 차두리(35)는 FA컵 결승전이 마지막 홈경기다. 동료들은 차두리의 마지막 길에 꼭 우승컵을 선물하겠다며 똘똘 뭉쳤다. 2013년 K리그에 둥지를 튼 차두리도 처음이자 마지막 국내 무대 우승을 꿈꾸고 있다. 서울은 '오스마르 시프트'도 관심이다. 부주장인 오스마르(27)는 상황에 따라 중앙수비, 수비형 미드필더, 최전방 공격까지 맡는 전천후 플레이어다. 그의 위치에 따라 서울이 처한 상황을 알 수 있다.

인천은 역시 방패와 역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수세시에는 중앙수비까지 진출해 '변형 스리백'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성남처럼 서울의 예봉을 차단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역습은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김인성이 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조커의 활약도 주목된다. 서울은 윤주태, 인천은 진성욱 카드가 대기하고 있다.

풍성한 피날레 무대다. 홈팀인 서울은 최소 3만 관중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다. 서울은 경기 당일 오전 10시 30분부터 북측광장에서 밴드 공연 등으로 분위기를 띄울 계획이다.

올해 FA컵의 마지막 승부만 남았다. 서울과 인천, 과연 어느 팀이 최후에 웃을까. 주사위는 던져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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