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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명부자' 손흥민의 수많은 별명 중 하나는 '양봉가'였다.
도르트문트의 트레이드마크는 게겐프레싱이라 불리는 과감한 압박이었다. 도르트문트는 전방위 압박을 통해 상대로부터 소유권을 빼앗는 순간 곧바로 역습으로 전개하고, 역습하다 빼앗기면 다시 곧바로 재압박해 소유권을 되찾는 형태를 반복한다. 바르셀로나 이상의 극단적인 반코트 게임을 펼쳤다. 도르트문트는 이같은 전술을 바탕으로 유럽의 명문으로 도약했다. 게겐프레싱을 위해서는 수비라인을 과감히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이는 뒷공간에 대한 약점을 의미하기도 했다. 바로 여기서 손흥민의 장점과 연결됐다. 손흥민의 최대 강점은 빠른 스피드에 의한 수비 뒷공간 침투다. 공간이 많을 수록 장점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여기에 한번 공간이 열리면 강력한 슈팅을 때리는 과감성도 갖추고 있다. 손흥민을 도르트문트전 선봉장으로 나섰고, 그 기대를 완벽히 부응했다. 도르트문트의 뒷문을 시종일관 노크했다. 도르트문트는 알면서도 당할 수 밖에 없었다.
토트넘과 레버쿠젠의 스타일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자신이 강했던 감독과 마주친다는 것은 자신감 면에서는 분명 이득이다. 토트넘이 더 높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도 리버풀을 넘어야 한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클롭 감독을 괴롭힐 수 있을까.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보는 재미가 또 하나 늘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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