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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무대에서 잉글랜드 팀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2014년 억대 연봉을 제시하며 지소연의 잔류를 원했던 일본 고베 아이낙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가시밭길' 잉글랜드 WSL로의 새 도전을 선택한 것은 아시아의 '우물'을 벗어나, '축구의 본고장' 유럽의 중심에서 한국 여자축구 에이스로 인정 받겠다는 의지와 포부가 크게 작용했다. 자신의 길이 후배들과, 한국 여자축구선수들의 길이자, 희망이 되길 바랐다.
지소연은 지난 시즌 영국에서 여자 축구선수에게 주어지는 개인상을 휩쓸었다.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여자선수상, 베스트 11, WSL 선수들이 뽑은 여자선수상 등을 줄줄이 수상했다. '여자 발롱도르'를 꿈꾸는 지소연에게 유럽챔피언스리그 입성의 의미는 대단히 크다.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독일 에이스' 나딘 케슬러는 2012~2013, 2013~2014시즌 볼프스부르크의 유럽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이끈 바 있다. '발롱도르의 꿈'뿐만 아니라, 올시즌 첼시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만큼 올림피크 리옹 등 유럽 최고의 팀을 향해 어필할 기회임은 물론 유럽 축구팬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낼 기회다.
그러나 지소연, 에니 알루코, 젬마 데이비슨 등 발군의 삼각편대가 건재한 첼시 레이디스의 전력은 역대 최강이다. 아스널 선수 및 감독 출신인 엠마 헤이스 감독은 2012년 8월 첼시 지휘봉을 잡은 후 지소연 등 에이스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리그 최강의 팀을 만들었다. 특히 '지메시' 지소연과 잉글랜드 대표팀 에이스 에니 알루코와의 호흡은 물이 올랐다. 선덜랜드와의 리그 최종전, 지소연의 선제골 장면은 이를 입증한다. 남자선수 못지 않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알루코의 속도에 맞춰 지소연이 박스안으로 침투해, 달리기 속도를 줄이지 않고 논스톱으로 때려넣는 환상적인 슈팅은 클래스가 달랐다. 아스널, 리버풀을 거쳐 올시즌 영입된 '오른쪽 날개' 데이비슨의 택배 크로스와 날카로운 킥, 역시 빛을 발하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여자월드컵 '준우승팀'인 잉글랜드 대표로서 조별리그 멕시코전에서 골을 터뜨린 '1993년생 신성' 프란 커비의 영입은 천군만마다. 지난 여름, 레딩에서 첼시로 이적 직후 리그 5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선덜랜드와의 리그 최종전에서도 멀티골을 몰아쳤다.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첼시는 최근 리그 5경기에서 16골을 넣고 단 1골만을 허용했다.
지소연의 전언대로, 잉글랜드 팀들은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유독 약했다. 독일과 프랑스세에 짓눌렸다. 2006~2007시즌 아스널이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축구컵' 대회 시절 우승한 것이 유일한 우승 기록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로 재편된 2009~2010시즌엔 독일 포츠담이 우승했고, 2010~2011시즌, 2011~2012시즌엔 프랑스 올림피크리옹이 2연패했으며, 2012~2013, 2013~2014시즌엔 독일 볼프스부르크가 2연패했다. 2014~2015시즌엔 독일 프랑크푸르트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독일과 프랑스 빅클럽들의 틈바구니에서 '첫 출전팀' 첼시가 반전을 노리고 있다.
'승리를 부르는 마법사', 큰무대에 더 강한 '지소연 효과'가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통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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