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가 왔다, 감독의 관심이 느껴진다...13kg 벌크업 대성공 "전쟁터에서 살아남겠다" [호주 스캠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2-03 13:04 | 최종수정 2025-02-03 15:07


기회가 왔다, 감독의 관심이 느껴진다...13kg 벌크업 대성공 "전쟁터…
사진=김용 기자

[멜버른(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타구가 좋아졌다는 게 느껴집니다."

한화 이글스의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지난 시즌과 비교해 외모가 확 달라진 선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외야수 이원석.

비시즌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하루에 6끼 씩 먹는 노력으로 살을 찌웠다. 단순히 먹고 체중만 늘린 게 아니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벌크업'. 그렇게 13kg이 쪘다. 체지방이 아닌 근육으로 늘린 무게다.


기회가 왔다, 감독의 관심이 느껴진다...13kg 벌크업 대성공 "전쟁터…
이원석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꾸준히 유망주로 주목 받았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마땅한 토종 외야 자원을 찾지 못하던 한화는 이원석에게 2023 시즌 81경기, 지난 시즌 87경기 출전 기회를 줬다. 특히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한 김경문 감독이 발 빠르고, 컨택트 능력이 좋은 이원석을 눈여겨봤다.

문제는 파워. 지난해 공식 프로필 체중이 69kg 밖에 되지 않았다. 타구에 힘이 실리기 어려웠다. 빠른 것도 강점이 될 수 있지만, 일단 강한 타구를 통해 살아나가야 스피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게 야구다.


기회가 왔다, 감독의 관심이 느껴진다...13kg 벌크업 대성공 "전쟁터…
스포츠조선DB
마음을 굳게 먹었다. 기회가 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올시즌 중견수 플로리얼을 제외한 좌익수와 우익수 자리에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누가 앞선다고 할 수 없지만, 이원석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주전 확보를 위해서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파워를 늘렸다.

멜버른 볼파크에서 만난 이원석은 "지금도 벌크업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캠프에 와서는 6끼까지는 아니고 4끼를 먹는데 끼니 때마다 많이 챙겨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석은 타격 훈련시 달라진 느낌을 받느냐는 질문에 "달라진 게 느껴진다. 나 뿐 아니라 코치님들도 타구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주신다"며 으쓱해 했다.

보통 벌크업을 해서 체중을 늘리면, 몸이 둔해지거나 스피드가 떨어질 수 있다. 이원석의 강점인 주루와 수비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이원석은 이에 대해 "나도 그 부분을 걱정했는데, 근육량을 늘리니 오히려 다리가 더 잘 나가는 느낌이다.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 중량을 늘리기도 했지만, 탄력을 더하는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회가 왔다, 감독의 관심이 느껴진다...13kg 벌크업 대성공 "전쟁터…
사진=김용 기자
이원석은 '깡 말랐던' 지난 날들을 돌이키며 "많이 자도 피곤하고, 몸이 무거웠다. 조금만 뛰어도 지쳤다. 지난 비시즌부터 생활 패턴을 바꿨다. 밤 12시 전에 무조건 자고, 7시에 기상해 아침 식사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물도 많이 마신다"고 최근 달라진 루틴을 소개했다.

이원석은 마지막으로 외야 경쟁에 대해 "기회라고 느끼고 있다. 감독님께서 눈 여겨 봐주시는 것도 알고 있다"며 "그래서 하루하루 허투로 보내지 않으려 한다. 동료들끼리 얘기는 안 하지만 전쟁터 같은 느낌이다. 나도 경쟁에서 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 외야에서 시작된 소리 없는 전쟁. 탄탄해진 이원석도 참전해 있다.


멜버른(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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