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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 다시 보는 한국의 명마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9-25 09:19



삼국지에 나오는 명마 적토마(赤兎馬)는 동양문화권에서는 명마의 대명사다.

온 몸이 선혈처럼 붉은 적토마는 희대의 명장인 여포와 관우를 태우고 30여 년이나 전장을 누볐다. 하루에 천리를 가도 지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옛 사람들의 상상력과 구전(口傳)이 결합된 비현실적인 설정이다. 하지만 이런 설정을 통해 명마는 하찮은 미물임에도 시대를 초월해 인간의 청사(靑史)에까지 남아 이름을 떨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에이원'은 한국 경마사에 빼놓을 수 없는 명마다. 1969년에 도입된 호주산 경주마인 '에이원'은 1971년 25전 25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신화적 존재이다. 공식 기록으로만 50전 46승, 수해로 소실된 기록의 기간까지 포함하면 무려 72승이라는 불멸의 성적을 기록했다. 1970년대 초에는 경주마 수가 부족해서 월 평균 2~3회씩 출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해도 72승이라는 성적은 말 그대로 '전설'이 아닐 수 없다. 공식 기록은 없으나 '에이원'은 72㎏의 부담중량으로도 우승한 적이 있다는 대목에서는 '전설'을 넘어 '경악'의 수준이다.

'포경선'은 1980년대를 주름잡은 마필이다. 1984년에만 특별 경주에서 5승을 하며 이름을 떨친 '포경선'은 1985년 9월부터 1987년 7월까지 기수 지용철, 김명국, 김귀배 등을 태우며 15연승을 쓰며 과천벌을 점령했다. 특히 15연승의 마지막 경주에서는 68㎏의 부담중량으로 우승하기도. 그랑프리 2연패를 포함, 통산 전적 25전 20승 2착 1회를 기록했다.

'가속도'는 1990년 6월에 데뷔, 1991년 12월에 은퇴할 때까지 13전 12승을 기록했다. 암말임에도 '포경선' 이후 그랑프리 2연패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더 이상 적수가 없다고 판단되어 씨암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한편, 추석 연휴를 맞아 경마-경륜도 휴식기를 갖는다. 렛츠런파크서울과 부산경남, 제주, 광명-창원 경륜 모두 25~27일 일정 없이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내달 2일부터 일정이 재개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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