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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불씨 살렸지만 여전히 그룹B 벼랑 끝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5-09-13 18:36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불씨는 살렸다. 그러나 바람은 여전히 거세다.

스플릿 그룹B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울산이 제주전서 기사회생 했다. 울산은 1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제주와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30라운드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49분 터진 제파로프의 왼발 프리킥 동점골에 힘입어 2대2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울산은 승점 33이 되면서 스플릿 그룹A 마지노선인 6위 인천(승점 42)과의 승점 차를 9점으로 좁히는 데 성공했다.

스플릿 경계선까지 단 3경기가 남아 있다. 울산이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면 승점 42가 된다. 그러나 여전히 울산의 운명은 인천의 손에 달려 있다. 인천이 남은 3경기서 승점 1만 더 확보해도 울산은 그룹B행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울산이 그룹A에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볼 수 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울산은 '절대 1강' 전북의 대항마로 꼽혔다. 지난해 6위에 그쳤던 울산은 조민국 감독의 뒤를 이어 사간도스(일본)를 J리그 강팀으로 탈바꿈 시킨 윤정환 감독을 영입하며 '명가재건'을 선언했다. 기존 김신욱 김승규에 김태환 이창용 구본상 제파로프 등 즉시 전력감을 대거 수혈하며 전력을 다졌다. 시즌 초 FC서울과 포항을 연파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그러나 4월 11일부터 7월 5일까지 16경기서 단 1승(7무7패)에 그치는 극도의 부진 속에 추락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조영철을 비롯해 코바, 에벨톤까지 영입하며 체질개선을 노렸으나, 반전에 실패했다. J리그를 평정했던 윤 감독의 피지컬 축구가 K리그서 차별화되지 못한데다 전술적 변화도 더디게 이뤄지지 못한 게 실패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시즌 내내 이어져 온 김신욱의 이적설 속에 갈피를 잡지 못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울산은 일찌감치 그룹B행의 운명을 받아들인 상황이다. 지난 여름 윤 감독의 거취에 대한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았으나, 시간을 더 주자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상황이다. 윤 감독은 남은 기간 안현범 이명재 정승현 등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면서 새로운 틀을 짜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지난 9일 전북전에서 측면 공격수 김태환을 윙백으로 전환시켜 승리를 얻는 등 윤 감독의 새로운 구상도 서서히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윤 감독은 "꾸준하게 경기력을 이어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서귀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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