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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라오스전 분석]손흥민-홍 철 해트트릭 골-도움, 유럽파와 K리거 찰떡궁합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9-03 21:52 | 최종수정 2015-09-03 21:59

[포토] 이청용-손흥민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라오스를 상대로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경기를 펼쳤다. 전반 9분 이청용이 선취골을 성공시켰다.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는 이청용.
화성=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9.03


전반 30분 만에 3만205명의 파도타기 응원이 물결쳤다.

희비는 일찌감치 엇갈렸다. 관중들은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부담없이 '골 퍼레이드'를 즐겼다. 태극전사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투혼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한민국이 3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벌어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2차전 라오스와의 홈경기에서 8대0으로 완승했다. 1차전에서 미얀마를 2대0으로 꺾은 슈틸리케호는 2연승을 달리며 G조 1위 자리를 지켰다. 8골차 승리는 2006년 9월 6일 아시안컵 예선 대만전 8대0 승리 이후 9년 만이다. 지난해 9월 지휘봉을 잡은 슈틸리케 감독의 최다 점수차 승리다.

키워드는 밀집수비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4위(한국 57위) 라오스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 칸타봉을 제외하고 전원이 수비에 집중했다. 슈틸리케호는 '밀집수비의 정석'을 철저하게 지켰다.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은 5개팀씩 8개조로 나뉘어 진행된다. 각 조 1위 8개팀은 최종예선에 진출한다. 각 조 2위를 차지한 8개팀 중 성적순으로 상위 4개팀이 최종예선에 합류한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도전하는 대한민국은 최종예선 진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슈틸리케호 4일 밤 레바논 원정길에 오른다. 레바논과의 G조 3차전은 8일 오후 11시(한국시각) 베이루트에서 벌어진다.

시스템 변화, 측면의 빗장을 풀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밀집수비에 대비, 시스템에 변화를 줬다. 4-2-3-1을 접고, 4-1-4-1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격의 선봉은 유럽파였다. 석현준(비토리아FC)이 원톱에 포진한 가운데 2선에는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권창훈(수원)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이 위치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정우영(빗셀 고베)이 홀로 책임졌다. 포백에는 홍 철(수원) 김영권(광저우 헝다)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장현수(광저우 부리), 골문은 권순태(전북)가 지켰다.

슈틸리케 감독은 밀집수비를 뚫을 첫 번째 카드로 측면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예고했다. 밀집수비에선 촘촘하고 조밀조밀한 중앙을 뚫기는 쉽지 않다. 측면을 활용한 공격 패턴이 가장 효과적이다.


매듭은 K리거가 풀었다. 왼쪽 윙백 홍 철이 왼쪽 배후를 활짝 열어젖혔다. 전반 8분과 11분 선제 결승골과 두 번째 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청용의 선제 헤딩골은 수비수 한 명을 따돌리는 개인기에서 출발했다. 3분 뒤에는 정우영의 스루패스가 걸작이었다. 홍 철의 정우영의 패스를 받아 지체없이 크로스로 연결했고, 손흥민이 오른발로 화답했다.

홍 철은 후반 12분 '도움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석현준의 4번째 골의 주춧돌을 놓았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수비를 오간 장현수는처음으로 오른쪽 측면 자원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하지만 전반에는 자리가 다소 낯설었다. 오버래핑 타이밍을 좀처럼 잡지 못했고, 크로스 횟수도 적었다. 후반은 달랐다. 후반 30분 팀의 6번재 골인 권창훈의 환상적인 왼발슛을 도왔다.

이청용과 손흥민은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를 교란시켰다. 공격에 무게를 둔 기성용은 측면이든, 중앙이든 빈공간이 열리는 공간에는 어김없이 등장했다. 이타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중거리 슈팅에 화성이 들썩

쉴새없이 터지는 중거리 슈팅은 양념이었다. 밀집수비에선 중거리 슈팅도 효과적이다. 수비라인을 끌어올릴 수 있고, 그곳에 또 다른 공간이 열리는 효과도 있다. 전반 26분 정우영이 35m 지점에서 때린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열풍의 막이 올랐다. 3분 뒤 팀의 세 번째 골이 중거리 슈팅에서 나왔다. 권창훈이 22m 지점에서 왼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상대 골키퍼는 볼 궤적을 바라볼 뿐 미동도 하지 못했다. 후반에는 기성용과 손흥민이 화끈한 중거리 슈팅으로 팬들을 흥분케 만들었다. 손흥민은 특별했다. 후반 28분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망을 가른 손흥민은 후반 44분 특유의 개인기를 앞세워 팀의 7번째 골이자 자신의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대승을 자축했다. 후반 교체투입된 이재성은 경기 종료 직전 팀의 8번째 골을 작렬시키며 피날레를 장식했다.

한 가지 아쉬움은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세트피스도 집중 연마했다. 세트피스는 밀집수비에서 자유롭다. 미얀마전의 경우 두 골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왔다. 전반 23분 정우영의 프리킥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전반 39분 권창훈의 왼발 프리킥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정우영은 전반에만 두 차례나 골대를 때렸다. 후반에도 코너킥과 프리킥 기회를 잇달아 얻었지만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41분 손흥민이 때린 회심의 프리킥은 상대 골키퍼에 막혔다.

또 하나 고무적인 점은 '골 소나기'에도 최후까지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는 것이다. 상대의 역습에는 강력한 압박으로 대응했고, 느슨한 플레이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수비와 중원, 공격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슈틸리케 감독을 웃게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대표팀의 기본골격은 완성됐다고 했다. 올초 호주아시안컵과 지난달 동아시안컵을 치른 후 밑그림이 완성됐다. 라오스는 적수는 아니었지만 태극전사들은 진지했고, 그라운드도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화성=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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