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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도와주면 당선 가능성이 99%다."
하지만 시작부터 암초에 부딪힌 형국이다. 다시마 고조 일본축구협회 부회장이자 FIFA 집행위원이 간접적으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보였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의에 참석한 다시마 부회장은 20일(한국시각)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FIFA 선거에 대한 질문에 "동아시아에서 후보가 나온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세이크 살만 빈 에브라힘 알 칼리파 회장(바레인)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륙연맹의 단결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치적인 면을 들여다보면, 다시마 부회장의 발언 의도를 파악할 수 있다. 다시마 부회장은 4월 말 4년 임기의 FIFA 집행위원에 당선됐다. 47개 AFC 회원국 가운데 36표로 최다 득표했다. AFC 회장 연임에 성공한 알 칼리파 회장, 세이크 아흐마드 알파라드 알 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쿠웨이트)과 손을 잡아 혜택를 누렸다. 당시 합종연횡을 거부한 정 회장은 13표에 그쳤다. 다시마 부회장은 당연히 자신을 FIFA 집행위원에 당선될 수 있게 도와준 알 칼리파 회장과 같은 길을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알 칼리파 회장은 지난달 30일 AFC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플라티니 회장은 FIFA를 안정적이고 매끄럽게 정상화할 수 있는 후보"라며 간접적인 지지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FIFA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209개 회원국 대표의 투표로 이뤄진다. 6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정 회장은 발로 뛰면서 지지 기반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그는 "가능한 209개 FIFA 회원국을 모두 방문해 지지를 부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일본의 표심 잡기도 포기하지 않을 계획이다. 정면돌파다. AFC 내 돈줄 역할을 하는 일본이 아시아에서 강력한 축구 외교력을 갖췄기 때문에 정 회장은 마지막까지 일본의 마음을 돌리려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전망이다.
당장 지원군이 가동된다. 정 회장의 사촌동생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다음달 19일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제46차 동아시아축구연맹 집행위원회에서 일본축구협회장을 만나 정 회장의 지지를 다시 한 번 당부할 예정이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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