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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FIFA 회장 출마 선언 "4년 임기 한 번만 회장 맡을 것"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8-17 17:00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 부회장(64)이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정 회장은 17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FIFA 회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파리는 FIFA가 첫 출발을 내디딘 도시다. 공교롭게 강력한 대항마인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은 프랑스 출신이다. 플라티니의 심장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오늘 이 자리에서 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자 한다"며 말문을 연 정 회장은 "FIFA는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려면 FIFA 차기 회장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면서도, 조직을 개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1904년, FIFA는 이곳 파리에서 시작됐다. 그 후 111년 동안 8명의 회장이 배출됐다. 사실상 모두 유럽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FIFA는 달라진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여러분들에게 묻고 싶다. '만약 유럽이 건전하고 분별력 있는 리더십을 발휘해 왔다면, 오늘날 FIFA가 이런 혼란에 빠져 있을까?' 누군가를 비난하기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FIFA를 개혁할 수 있는 진정한 후보자를 지지해 주시기를 부탁하려 하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지난 5월 5선에 성공했지만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의 추잡한 비리 스캔들이 자신의 턱밑까지 도달하자 사퇴를 결정했다. FIFA는 지난달 집행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거를 내년 2월 26일 특별 총회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블래터 회장에게 겨눈 칼은 여전했다. 정 회장은 "블래터 회장은 사임을 발표하면서 FIFA의 집행위원회가 개혁을 방해했다고 비난했다. 그 다음에는 대륙 축구 연맹들의 부패를 탓하기도 했다. 하지만 FIFA가 이토록 부패한 조직이 된 진짜 이유는 40년 동안 한 사람이 자기 측근들을 데리고 장기 집권을 했기 때문이다. 절대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며 꼬집었다. 1981년부터 1998년까지 17년간 FIFA 사무총장을 지낸 블래터 회장은 1998년 축구 대권을 잡았다. 그리고 17년간 지구촌 축구를 좌지우지했다.

정 회장은 유럽을 넘어 지구촌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고 했다. "아시아에는 44억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12억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두 대륙의 인구를 합치면 세계인구의 80% 넘는다. 만약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주요도시들이 유럽 축구 구단들과 견줄 수 있는 구단을 보유하게 된다면 세계 축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상상해 보라. 이것이 바로 축구의 미래다. 이것은 꿈이 아니다. 이제 FIFA가 이런 미래 비전을 실현해야 할 때다.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FIFA를 다시 상식이 통하는 곳으로 만들 때다."

정 회장은 '통 큰 공약'도 했다. 자신의 임기를 4년으로 못박았다. 그는 "몇 십 년 간 계속 팽창하고 있는 FIFA의 부패문제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FIFA에 '상식'과 '투명성' 그리고 '책임성'을 되살릴 리더가 필요하다. 이번 선거의 핵심은 블래터 회장이 40년 간 구축해온 부패 체제를 계속해서 이어갈 것이냐 말 것이냐이다. 조직의 지도자가 스스로를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조직은 부패하기 시작한다. 난 FIFA 회장이 된다면, 4년 임기 한 번만 회장직을 맡을 것이다. FIFA를 4년 안에 바꿀 수 있다. 세계 모든 축구팬들에게 약속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정 회장은 회장과 집행위원회, 사법기구 간의 '견제와 균형' 강화 FIFA 총회 열린 토론의 장으로 변신 회장직 임기 제한 재정의 투명성 제고 회장의 급여, 보너스, 제반 비용 공개 각국 협회 제공 재정지원프로그램(FAP) 합리적, 유연한 분배 방식 통한 증대 각급 직위 여성 대표성 제고 여자월드컵 상금 상향조정 등 8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출마 선언과 함께 본격적으로 선거전에 뛰어든다. 차기 FIFA 회장 선거에는 플라티니 회장을 비롯해 브라질의 축구영웅 지쿠,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 축구협회장도 출마가 점쳐진다. 정 회장은 "플라티니와 내가 유력 후보라고 본다. 내가 잘 하면 당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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