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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아드리아노의 투톱 위력, 9호골 김신욱의 눈물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5-08-12 21:45



침묵한 전반 45분은 후반 드라마를 위한 전주곡이었다.

FC서울의 수비수 김남춘이 후반 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선제골을 터트리자 불이 붙었다. 윤정환 울산 감독은 1m98 고공폭격기 김신욱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15분이었다. 곧바로 이름값을 했다. 후반 21분 정동호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화답,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는 어디로 튈지 몰랐다. 9분 뒤 다시 골망이 출렁였다. 울산의 골네트였다. 박주영의 어시스트를 받은 아드리아노가 서울 이적 후 첫 경기에서 데뷔골 골을 신고했다. 마침표였다.

FC서울이 12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크래식 24라운드 울산과의 원정경기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서울은 올 시즌 울산과의 두 차례 대결에서 1무1패로 부진했다. 첫 승을 챙기며 승점 38점을 기록, 4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광주와 비긴 3위 전남(승점 38)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골득실(전남 +4, 서울 +2)에서 밀렸다. 반면 후반기 대도약을 노리고 있는 울산은 10위(승점 24)에 머물렀다.

킬러들의 용솟음이었다. 동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이끈 후 10일 귀국한 김신욱은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 체력적인 부담을 감안, 선발에서 제외된 그는 벤치에서 대기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김신욱은 K리그 최고의 무기다. 들어오기 전에 승부를 봐야 한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팀의 패배로 동점골은 빛이 바랬다. 하지만 동점골은 명불허전이었다. 그는 지난달 8일 대전전(4대1 승) 멀티골 이후 한 달여 만에 K리그 9호골을 기록했다. 득점왕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섰다. K리그를 떠난 에두(11골·전북→허베이 종지) 바로 밑이 김신욱이다. 나란히 8호골을 기록했던 4명의 경쟁자를 밀어내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그도 서울의 투톱을 넘지 못했다. 박주영과 아드리아노였다. 윤 감독은 경기 전 "예상된 투톱이다. 협력 수비로 이들을 봉쇄하겠다"고 했다. 투톱은 첫 가동이었다. 전반은 다소 호흡이 맞지 않았지만 후반 180도 달라졌다. 아두리아노가 후반 27분 박주영에게 먼저 1대1 찬스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박주영은 슈팅 전 뒤를 따라 온 수비수의 발끝에 볼이 먼저 걸리며 기회를 허공으로 날렸다. 2분 뒤 박주영이 곧바로 그림같은 패스로 아드리아노의 1대1 찬스를 연출했다.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아드리아노는 침착하게 울산의 골문을 지킨 김승규를 농락하며 오른발로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아드리아노는 지난달 대전에서 서울로 이적했다. 지난해 대전에 입단한 그는 첫 해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27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올 시즌 클래식에서도 7골-1도움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새 삶을 시작한 그는 예열을 마쳤다. 5일 중앙대와의 연습경기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8대0 대승을 이끌었다. 첫 출격에서 박주영과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며 결승골로 서울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아드리아노는 8호골을 기록하며 득점왕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서울은 아드리아노의 결승골 이후 더 이상의 우를 범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후반 33분 다카하기와 이웅희를 빼고 박용우와 고요한을 투입했다. 김신욱의 높이에 대비, 수비형 미드필더인 오스마르를 중앙 수비로 내렸고, 박용우가 오스마르 자리에 섰다. 1m92인 오스마르는 공중볼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서울은 2연승을 질주하며 후반기 선두 경쟁 진입을 위한 질주를 시작했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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