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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한국과 북한의 2015년 동아시안컵 최종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1990년 통일축구에서 남북화해 대결을 펼쳤던 윤덕여 한국 여자대표탐 감독과 김광민 북한 감독은 악수를 나눴다. 특히 북한의 김 감독은 주저앉아 있던 한국 선수들에게 일일이 다가가 위로의 말은 건냈다.
사실 여자 대표팀과 북한 대표팀은 가까운 사이다. 여러차례 국제대회에서 자주 만나며 정을 나눴다. 경기 후 치열함 대신 화기애애함이 남았다. 언제 그랬냐는 듯 이야기 꽃을 피웠다. 시상식에서 1, 2위로 나란히 선 한국, 북한 대표팀은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시상식이 끝나고 버스에 오르기 전까지 함께 '셀카'를 찍었다. 다음 대회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은심 "나 보고 싶었다며?"
소현 "응, 그랬지"
은심 "근데 왜 말 안걸었어?"
소현 "응, 그냥(웃음).근데 너 평양에서 살아?"
은심 "응, 평양에서 살아"
소현 "다들 평양에서 살아?"
은심 "응, 다 평양에서 살아. 캐나다 좋아?"
소현 "응, 좋았어"
은심 "머리는 왜 잘랐어?"
권중사, 날다
2006년 11월 도하아시안게임 조별리그 대만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한 권하늘은 북한전을 통해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권하늘은 자신의 기록보다 팀의 패배를 더 아쉬워했다. 권하늘은 "마음 아프고 미안한 경기다. 내가 더 잘했어여 했는데 부족했다. 지금까지 대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사상 첫 월드컵 16강을 확정지었던 스페인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였다. 하지만 이번 북한전으로 바뀌었다. 아쉽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깜짝 선물'에 마음이 풀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시상식을 마친 후 그라운드에서 권하늘의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축하하는 기념패와 꽃다발을 직접 증정했다. 이어 여자 대표팀 선수들은 권하늘을 헹가래하며 축하해줬다. 권하늘은 "기념패를 받을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기념패를 받고 헹가래로 축하를 받으니 기분이 좀 좋아졌다"고 웃었다.
한편, '맏언니' 김정미(현대제철)는 2015년 동아시안컵 최우수 골키퍼로 선정됐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는 위정심이, 최다 득점상에는 3골을 넣은 라은심이, 최우수 수비상은 김남희(이상 북한)이 뽑혔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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