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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경기일정 중국 어드밴티지 '너무한거 아냐?'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5-08-07 09:02


태극전사들이 무더위 속에 훈련을 하던중 음료로 목을 축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홈 어드밴티지 너무한거 아냐?'

중국 우한에서 열리고 있는 2015년 동아시안컵은 이전 동아시안컵과 다른 점이 있다.

경기일정이 중국에 유리하게 너무 편향돼 있다는 점이다.

지난 1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각) 여자축구 일본과 북한의 경기부터 시작된 동아시안컵은 우한스포츠센터스타디움 한곳에서 하루 2경기씩 치른다. 남녀축구가 하루씩 번갈아 경기를 갖는다.

한데 경기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중국 남녀대표팀 경기만 오후 10시에 갖도록 편성돼 있다. 8, 9일 마지막 경기만 오후 9시10분이다. 현지 시각으로는 각각 오후 9시와 8시10분이다.

우한은 지역 특성상 낮 기온데 섭씨 36도를 오르내린다. 체감온도로는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무덥다. 현지 시각으로 한국, 일본, 북한이 주로 경기를 시작하는 오후 5∼6시는 여전히 해가 쨍쨍 내리쬐는 시간이다.

한국은 지난 2일 중국을 상대한 덕분에 오후 10시에 경기를 시작했고 나머지 일본, 북한전 모두 앞경기에 편성됐다. 다른 일본, 북한도 마찬가지. 이런 더운 지역에서 땡볕만 사라져도 온도가 4∼5도는 내려간다. 상대적으로 중국은 밤 경기만 치르면서 체력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 지열이 후끈 솟아오르는 곳에서 몇분만 뛰어도 땀범벅에 피로도가 높아지는 지경인데 중국은 늦은 시간에 고통을 덜 받고 뛰는 것이다.

2년 전 한국에서 동아시안컵을 주최한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동아시안컵에서는 경기일정을 짤 때 개최국의 의견이 유리하게 반영될 수 있다고 한다. 흥행과 방송중계 등의 이유 때문이다. 이번에도 동아시아축구연맹 회장국이 중국이어서 중국측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다른 대규모 국제대회에서는 통하지 않는 관례지만 동아시아 4개국 친선 목적이 더 큰 대회라 개최국을 존중한다.


이 정도 홈 어드밴티지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게 협회의 설명이다. 하지만 그렇게 이해하기에는 좀 심했다. 지난 2010년(일본), 2013년(한국)에 치러진 대회를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2010년 일본 대회는 추위가 가시지 않은 2월에 도쿄 2개 경기장에서 열렸다. 당시 경기는 낮(오후 3∼4시)과 저녁(오후 7시15분)으로 하루 2경기씩 치렀는데 추운 날씨임을 감안해 낮경기에 여자부 경기를 집중하도록 배려했다. 2개 경기장에서 치렀기 때문에 일본에만 유리하게 시간 편성을 하지 않았다. 일본은 오히려 남자대표팀의 경우 3경기 모두 저녁시간으로 몰았다.

2013년 서울월드컵경기장과 화성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 대회는 7월20∼28일 더위가 한창 시작될 시기였다. 한국은 호주와의 개막전을 오후 7시에 가장 먼저 시작했고, 이후 경기는 출전 4개국 모두 밤 8∼9시에 경기를 치르도록 했다.

이같은 전례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간대에 자국 경기만 몰아치기 편성한 2015년 동아시안컵은 손님에 대한 중국의 배려가 너무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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