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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북한은 2일(한국시각) 중국 우한스포츠센터에서 2015년 동아시안컵 1차전을 치렀다. 후반 2골을 터뜨린 북한이 2대1로 역전승을 거뒀다.
과거 일본은 철저하게 미드필드를 거쳐 나갔다. 하지만 할릴호지치 감독 부임 후 기조가 달라졌다. 최대한 빠르게 전방으로 볼을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4-2-3-1과 4-3-3 포메이션을 오간 일본은 빌드업 시 더블볼란치(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공격수에게 볼을 연결했다. 공격수들은 수시로 포지션을 이동하며 공간을 만들었다.
그 핵심 역할을 하는 것이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섀도 스트라이커 무토(우라와)였다. 1m70에 불과한 무토는 뒷공간을 파고들며 수시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3분 첫 골 장면 역시 무토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엔도의 크로스를 뒤로 돌아들어가며 골로 연결했다. 무토는 후반 시바사키(가시마)가 들어오자 측면으로 자리를 옮겼다. 좌우에 포진한 우사미(감바)와 나가이(나고야)의 움직임도 좋았다. 수시로 포지션 체인지를 하며 북한 수비를 흔들었다. 2선 공격수들의 유기적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북한-뒷공간을 노려라
북한은 단순하다 못해 단조로웠다. 4-4-2 포메이션을 구사한 북한은 전형적인 킥 앤드 러시 플레이를 펼쳤다. 공격 시 뒷공간으로 때려 놓고 달려가는 방식이었다. 그게 아니면 좌우 측면에서 1대1 후 크로스를 올리는 정도였다. 하지만 중앙에 포진한 홍금성(4·25)과 리철명(평양시)의 패스질이 너무 나빴다. 중앙에서 볼이 살아나가지 못하니 공격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좌우에 포진한 로학수(리명수)와 서현욱(4·25)의 드리블도 인상적이지 않았다. 박광룡(바젤)이 빠진 최전방도 무게감이 떨어졌다. 다만 북한 선수들의 움직임이 워낙 저돌적이어서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장국철(횃불)과 리영철(선봉)이 포진한 중앙수비진은 발이 느려 뒷공간에 취약했다. 좌우 윙백도 중앙과 간격 유지가 좋지 않아 여러차례 뚫렸다. 우리 입장에서는 측면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이동하며 공격을 할 경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만큼 후반에도 기동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북한은 같은 공격패턴을 구사했음에도 후반 2골을 만들며 역전승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에서 전술 보다 중요한 것이 체력이다.
우한(중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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