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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종호"병지삼촌 700경기,골 약속 지켜 기쁘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5-07-26 22:21


2015 K리그 클래식 전남 드래곤즈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23라운드 경기가 26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렸다. 전반 초반 전남 이종호가 첫 골을 넣은 가운데 선수들이 7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김병지를 무등 태우며 축하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전남 골키퍼 김병지는 1992년 울산 현대에서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은 이래 24년 동안 선수생활을 이어오며 프로 700경기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광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5.07.26/

"병지삼촌의 700경기에 제주를 상대로 골 약속을 지키고 승리해 기쁘다."

'광양루니' 이종호(23·전남)는 26일 K리그 23라운드 전남-제주전 3대1 승리 직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삼촌 700경기에 제주를 상대로 승리해 정말 기쁘다. 제주를 상대로 매번 무기력한 경기를 하고 결과도 안좋았고 제주는 상승세를 탈 만하면 우리 앞길을 가로막았다. 3년 징크스를 털고 이겨서 다행"이라며 활짝 웃었다 . "이제 제주를 상대로 좋은 징크스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반 4분 이종호는 오르샤의 택배 크로스를 이어받아 날선 헤딩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골 직후 병지삼촌을 향해 내달렸다. 20년 어린 후배들이 김병지를 번쩍 들어올렸다. '천하장사 꽃가마' 세리머니였다. "천하장사 세리머니로 가마를 태우잖아요, 삼촌은 전설이시니까, 가마 한번 태워드렸죠"라며 싱긋 웃었다.

이종호는 주중 FA컵 8강전 결승골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을 밀어넣었다. FA컵 결승골 직후 "병지삼촌의 700경기에 골을 넣고 세리머니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날의 약속을 보란듯이 지켜냈다. 이종호는 "사실 공격수가 다음 경기 세리머니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은 조심스럽다. 말해놓고 안지켜지면 어떡하나. 그 약속을 뜻깊은 날에 지키게 돼 기쁘다. 동료들에게 감사한다"며 미소 지었다. "병지삼촌은 나의 사회적인 롤모델이다. 프로선수가 갖춰야할 모든 것, 몸 관리하는 법, 인터뷰하는 법, 사소한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챙기신다. 최근 발목이 안좋은신데 인터뷰할 때도 발목에 얼음을 감고 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배울 수 있는 롤모델"이라며 고개숙였다.

'병지삼촌'의 700경기 승리와 함께, 전남의 지긋지긋한 제주징크스도 깨졌다. 전남의 제주전 징크스는 골깊다. 지난 3년간 10경기 무승이었다. 이종호는 "제주를 상대로 수모를 겪었다. 안방에서 공격적으로 나가자는 작전이 통했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빠진 절호의 기회였고 우리도 컨디션 관리를 잘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2경기 연속골을 쏘아올인 최상의 컨디션에서 슈틸리케호, 동아시안컵에 나서게 됐다. 이종호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때 이영표 선배님이 (김)신욱이형에게 대표팀은 대충 마음먹고 들어오면 안된다고 했다는 말씀을 들었다. 마음에 와닿았다. 단단한 마음으로 들어가겠다. 슈틸리케 감독님께 어필할 수 있도록 각오를 단단히 하고 가겠다"고 다짐했다.

노상래 전남 감독은 경기전 선수들에게 '절친 동기' 김병지의 700경기로 부담을 주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인터뷰에서 이종호의 말은 달랐다. "삼촌은 '나 때문에 경기 하지 말라. 너희에게 부담주기 싫다' 하셨는데 노 감독님이 은근히 훈련때 부담을 주셨다. '삼촌 신경쓰지 말라'는데, 신경쓰게 하는 분위기를 만드셨다"는 조크로 취재진을 웃겼다. 노 감독의 해명이 이어졌다. "병지가 100경기만 빼고 200경기부터 600경기까지 다 졌다기에 병지를 뺄까 생각중이라고 말한 것뿐"이라고 발뺌하더니 "사실 압력은 아닌데 압력을 받았던 것같다"고 실토했다. "선수들이 내 말을 다 알아들은 것같다. 오늘 미팅하면서 의미가 있는 경기지만 마음으로 행동으로 보여줘야 의미 있다 말했다. 감독의 생각대로, 팀적으로 한마음이 돼준 게 그저 고맙다"고 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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