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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FIFA대권 첫행보' 정몽준 "가치있는 일에 매진"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5-07-23 09:46 | 최종수정 2015-07-23 09:46


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출마로 가닥을 잡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겸 FIFA 명예 부회장(64)이 23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2015년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골드컵을 참관한다. 3-4위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필라델피아에서 축구 관계자들과 FIFA의 현 상황과 개혁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뉴욕에 들러 미국 주요 언론들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다.
출국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 회장.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7.23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FIFA대권을 위한 첫 행보에 나섰다.

정 회장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2015년 북중미골드컵을 참관한다. 3~4위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필라델피아에서 북중미축구연맹(CONCACAF) 관계자들과 만난다. 정 회장은 8월 유럽에서 FIFA회장 공식 출마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기대반 우려반"이라며 "이 일은 가치가 있으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블래터 회장은 당장 회장직에서 사퇴하고, 내년 2월 회장선거가 공정하게 진행되게 해야할 것"이라고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인천공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정몽준 회장과의 일문일답

-미국 계획은

미국에 가서 북중미 축구연맹 관계자들과 만난다. 주요 언론과 인터뷰할 것이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과 그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할 것이다.

-블래터 회장 돈세례 보면서

블래터 회장이 그만두겠다도 했다. 그 분에 대해 이야기하기가 좀 그렇다. 하지만 블래터는 FIFA회장임에도 운동장에 가면 관중들이 대부분 야유를 한다. 우리나라 2002년에도 그랬고, 호주 시드니 아시안컵 결승전때도 그랬다.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전에서느 운동장에도 못 내려갔다. 이런 현상은 하루이틀 사이 일어난 일은 아니다. 10여년동안 이랬다. 그 분이 FIFA회장직에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FIFA회장 출마 의사를 밝혔는데

지금은 출마를 준비하면서 여러 분들의 의견을 듣는 상태다. 공식 출마 선언은 8월 중순 경,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에서 할 생각이다.

-FIFA회장직은 서구인들의 전유물인데

이번에는 비 유럽인이 했으면 한다. FIFA가 111살 됐다. 대부분 유럽인이 했다. 한 번 브라질 아벨랑제 회장이 했다. 사실 그 분도 유럽 출신이다. 유럽인들이 잘해서 했겠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월드컵이 유럽컵이 돼서는 안된다. 월드컵은 유럽 밖에서도 한다. FIFA회장도 유럽출신 아닌 분이 해야 유럽을 위해서도 좋다.

-회장이 사퇴하지 않는데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그렇기에 유럽연합(EU) 의회에서도 블래터 회장 즉각 사퇴 성명을 발표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블래터 회장은 사퇴한 뒤 대행체제가 돼야 한다. 선거를 문자그대로 공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만약 블래터 회장이 선거에 부당하게 관여한다면 앞으로 FIFA가 하는 모든 일이 정통성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FIFA 부패의 가장 큰 원인은

제도적으로 미흡한 점도 있었다. 역시 사람이 문제다. 블래터 회장은 능력이 많다. 그러나 사무총장과 회장으로 재임한 것이 40년이다. 40년을 한 사람이 FIFA를 이끌어간 것 자체가 좋은 일은 아니다. 블래터 회장이 그만 두면서 임기 제한을 이야기하더라. 늦게나마 바른 소리 한다고 생각한다. FIFA는 비영리단체다. 부패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 부패척결도 해야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 한다. FIFA회장은 전용기를 타고 다닌다. 2018년 월드컵 예선에 참가할 돈도 없는 협회들이 있다. 이런 협회들이 안나오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닌가.

-오랫동안 FIFA밖에 있었다.

바깥에서 객관적으로 FIFA를 바라볼 수 있었다. 개혁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다.

-개혁안을 몇가지 말한다면

FIFA는 부정부패가 없어야 한다. 열 사람이 지켜도 한 사람 도둑을 막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FIFA회장이 우선 청렴해야 한다. FIFA회장은 자신이 받는 월급, 보너스, 비용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은 나쁜 일이다. 다 공개해야 한다. FIFA 안에서 여러가지 독립기구들이 있다. 독립기구들 책임자들을 FIFA회장이 추천한다.한번도 거부한 적이 없다. 사실상 FIFA회장이 임명한다. 앞으로는 독립기구들 책임자들 추천은 FIFA회장이 하면 안된다. 이제까지는 그렇게 이야기한 사람이 없었다. 이런 것들을 다 고쳐야 한다. 블래터 회장은 자신이 개혁하려고 했는데 집행위원회가 반대했다면서 비난하더라. 이것도 문제다. 블래터 회장은 FIFA회장 당선 후 2가지 이야기를 했다. 월드컵을 2년에 한번씩 하겠다. 축구골대를 옆으로, 위로 늘려 골이 많이 나도록 하겠다. 다 됐다면 전세계 축구를 위해 좋은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안하는게 좋겠다고 무산시킨 것이 집행위원회다. 집행위원회에 고맙다고 해야지.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본인은 부패하지 않았는데 대륙연맹이 부패했다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대륙연맹이 모인 곳이 FIFA다. 대륙연맹이 부패했다면 FIFA도 부패하지 않을 수 있을까. 참 상식에 안맞는 이야기다. 모든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가한다. 그러지 말았으면 한다. 블래터 회장을 만나서 '다른 사람에게 책임전가하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허심탄회하게 마무리해라'고 말하겠다.

-키신저 전 장관과 만난다는데

키신저 전 장관은 유명한 축구팬이다. 동시에 FIFA의 조언자이기도 하다. 블래터 회장의 공식 요청으로 좋은 이야기도 많이 해준 인물이다. 키신저 전 장관과 지인들이 축구에 관심이 많다. FIFA가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것이다.

-차기 여야대선 후보들 가운데서 꾸준한 지지율을 보이는데

어떤 일을 할 때 목적이 순수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말은 내게 도움이 안되는 말이다. 지금 이 일이 상당히 크고 가치가 있다. 동시에 쉽지 않은 일이다. 이 일에 전념할 것이다.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FIFA 내에 특별선거위원회가 열린다.

거기 있는 분들은 나보다 블래터 회장과 친할 것이다. 그 분들이 양심을 가지고 해주기를 기대한다.

-FIFA회장 당선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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