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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바뀌면 선수는 새 감독의 스타일에 적응해야 한다. '명장'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광저우 헝다의 수비수 김영권(25)의 현재 상황이다.
첫 번째, 컨디션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김영권은 지난 6월 말에 그라운드로 복귀하기 전까지 40여일간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됐다. 양쪽 무릎의 건염에 발목을 잡혔다. 1년간 통증이 사라졌다 생기기를 반복했다. 호주아시안컵 이후 통증이 다시 시작됐고, 시즌 초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과 중국 리그를 동시에 소화하며 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5월 초 전력에서 이탈해 6월 중순까지 재활에 주력했다. 통증은 없어졌지만 컨디션은 아직 정상이 아니다. 스콜라리 감독도 김영권에게 컨디션을 끌어 올릴 시간을 주기로 했다고 한다. 김영권의 에이전트사인 FS코퍼레이션의 김성호 실장은 "영권이가 감독에게 물어보니 '완벽한 몸상태가 아니다. 천천히 몸을 만들어라'라고 얘기했다더라"라고 말했다. 두 번째 이유는 포지션 변경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스콜라리 감독은 김영권의 플레이를 지켜 본 뒤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경을 제안했다고 한다. 왼발잡이에 볼키핑, 패싱에 슈팅 능력까지 겸비한 김영권을 살펴본 내린 스콜라리 감독의 결단이었다. 김 실장은 "스콜라리 감독이 영권이에게 '빌드업 능력이 있어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면 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스콜라리 감독은 김영권을 한 번도 중앙 수비수로 기용하지 않았다. 베이징 궈안전에서는 부상과 경고 누적 등 팀 사정에 의해 왼쪽 풀백으로 출전했고, 충칭전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게 향후 유럽진출에도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 김영권도 최근 팀 훈련에서 두 포지션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다.
한편, 스콜라리 감독은 2016년 6월 광저우와 계약이 만료되는 김영권과의 재계약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턴, 선덜랜드, 사우스햄턴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팀들이 김영권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광저우는 재계약을 준비 중이다. 재계약의 관건은 유럽 진출 보장이다. 김 실장은 "광저우가 재계약 제안을 하면 바이아웃 조항을 넣어 이적 가능성을 열어둘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광저우에 잔류하더라도 내년 이후에도 꾸준히 유럽 진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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