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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에서 적으로 다시 동지로….'
국제무대는 물론 내부 경쟁도 치열한 남자복식에서 동지와 적의 행보를 걸어왔다.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 다시 동지로 만나 한국 셔틀콕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나선다.
이용대는 현재 유연성과 함께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의 강자다. 고성현은 신백철과 함께 세계 8위로 국내서는 2인자다. 현재의 파트너를 만나기 전 이들은 함께 세계 정상을 달린 적이 있다. 2013년이었다.
이용대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정재성(현 삼성전기 코치)과 함께 금사냥에 나섰다가 동메달에 그쳤다. 이후 정재성은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전략적으로 이용대의 짝으로 선택한 이가 고성현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이용대의 짝은 유연성으로 바뀌었다. 한국의 간판인 이용대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마지막 성과를 내도록 하기 위해서는 후위 플레이를 보완할 수 있는 유연성이 적합하다는 협회의 전략적 판단 때문이었다.
자연스럽게 이용대와 고성현은 선의의 '적'이 됐다. 국제대회에서 엎치락 뒤치락 경쟁 체제를 이어왔다. 끈질긴 라이벌 관계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8월 세계개인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에서 유연성과 짝을 이룬 이용대는 신백철과 호흡한 고성현을 적으로 만났다. 고성현-신백철조의 승리였다.
3개월 뒤 11월 중국오픈 슈퍼시리즈 프리미어 준결승서는 이용대-유연성이 고성현-신백철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 금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이번 광주유니버시아드 직전에도 이들은 다시 적으로 만났다. 지난 6월 인도네시아오픈 준결승에서 만나 고성현-신백철이 이용대-유연성을 2대0(21-17, 21-18)으로 완파하고 정상 질주를 했다.
이처럼 동지에서 적의 인연을 이어온 고성현-이용대가 광주유니버시아드의 쾌거를 위해 다시 뭉쳤다. 이용대의 파트너인 유연성(29)이 나이 제한에 걸려 출전못하게 되자 성사된 '적과의 동침'이다.
이용대는 물론 고성현에게도 이번 유니버시아드는 대학 선수 자격으로 고별 무대다. 그동안 각자의 파트너와 함께 한국 배드민턴의 강인함을 떨쳤던 만큼 2년 만에 제대로 의기투합하겠다고 다짐한다.
이용대는 "마지막 유니버시아드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고, 고성현은 "이용대와 만들었던 2년 전 기분좋은 추억을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성현과 이용대가 유니버시아드 2연패에 성공한다면 한국 배드민턴 사상 최초 사례가 된다. 여자단식의 성지현도 고성현-이용대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은 2013년 카잔대회에서 혼합단체전을 비롯해 5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이번에도 무더기 연속 금메달을 노린다. 그 중심에 유니버시아드 배드민턴대표팀의 대선배인 고성현-이용대가 우뚝 섰다. 오는 12일 고성현-이용대의 기묘한 '금빛 합작쇼'가 기대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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