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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인 메시, 국가대표 첫 메이저 우승을 눈앞에 두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5-07-02 07:45


메시 ⓒAFPBBNews = News1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선수다.

가질 수 있는 트로피를 모두 들어올렸다. 메시가 가세한 바르셀로나는 세계 축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트레블(리그, FA컵, 유럽챔피언스리그 3관왕) 2회(2008~2009시즌, 2014~2015시즌)를 달성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4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7회, 코파델레이 3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1회 우승 등 이루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FIFA 발롱도르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메시는 다르다. 개인기량만큼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이상하게도 바르셀로나에서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한다. 메시는 바르셀로나에서 통산 482경기에 나서 412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는 101경기에서 46골에 그쳤다. 물론 대단한 기록이지만 메시이기에 아쉬움이 남는 기록이다. 메시는 2005년 청소년월드컵(20세 이하)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존재감을 과시했지만, 아직 A대표팀 레벨에서는 메이저 트로피를 거머쥐지 못했다. 절호의 기회였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 결승에서 독일에 패한 것은 메시의 커리어에서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메시가 클럽 레벨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펠레, 디에고 마라도나와 같은 레전드들에 비해 평가절하 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아르헨티나는 1일(한국시각) 칠레 콘셉시옹의 에스타디오 무니시팔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2015년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에서 6대1 대승을 거뒀다. 8년 만에 대회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개최국 칠레를 상대로 1993년 이후 22년 만에 우승 도전에 나서게 됐다. 사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개막 전부터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았다. 메시 뿐만 아니라 세르히오 아게로(맨시티), 카를로스 테베스(보카 후르니오스), 곤살로 이과인(나폴리), 에제키엘 라베찌(파리생제르맹) 등 지구상 최고의 공격수들이 총집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아르헨티나는 빈공에 시달렸다. 8강전까지 4경기 4골에 그쳤다.

메시의 변신과 함께 아르헨티나가 달라졌다. 공격수에서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한 메시는 파라과이전에서 도움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도움으로 인정되지는 않았지만 2골도 메시의 발끝에서 출발했다. 79회 볼터치를 한 메시는 90.7%의 패스 성공률을 보였고, 키패스와 드리블 돌파로 각각 5회로 최다였다. 최고의 공격수를 보유하고도 볼을 연결해줄 미드필더의 부재로 고생하던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볼배급에 주력하며 마침내 막강 화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 메시는 "골을 넣지 않아도 행복하다"고 했다. 팀을 위해 이타적으로 변한 메시가 마침내 개인 국가대표 커리어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눈 앞에 두게 됐다. 결승전은 5일 오전 5시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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