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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감독이 아홉수에서 벗어났다. 2005년 7월 전북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 감독은 K리그와 FA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합쳐 200승(90무104패)를 달성했다.
전북은 최근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였다. 6경기에서 1승(3무2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이날 경기 전 만난 최강희 전북 감독은 네 가지 원인을 얘기했다. 첫째, 체력 저하였다. 최 감독은 "선수들이 주중과 주말 경기로 많이 지쳤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20대 초반 선수가 많지 않다. 베테랑들이 즐비하다. 36세인 이동국을 비롯해 에두, 에닝요(이상 34), 김형일(31) 조성환(33) 등 주전 멤버들이 30대로 구성돼 있다. 이동국은 최 감독의 배려 속에 한 경기를 선발로 뛰면 다음 경기는 벤치에서 시작한다.
둘째, 분위기가 처져있다. 최 감독은 "5월 31일 성남 원정에서 1대2로 패한 뒤부터 급격하게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무승부가 가장 좋지 않다"고 했다. 전북은 최근 수원, 전남과 나란히 2대2로 무승부를 거뒀다.
마지막으로 상대 팀의 내성을 꼬집었다. 최 감독은 "모든 팀들이 우리와 한 경기씩 해봤기 때문에 적응력이 높아졌을 것이다. 전술에 따라 대응하는 방법이 생겨 고전하고 있다"며 "시즌 초반 벌어놓은 승점으로 버티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는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감독 혼자 속이 시커멓다"며 웃었다.
특히 이날은 에두와 에닝요마저 경고누적으로 결장했다. 그나마 클래식 팀 중 유일하게 더블 스쿼드를 구축해놓은 전북이기에 많은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해도 퍼즐을 끼워맞출 수 있었다.
부산도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최근 포항과 제주에 잇따라 패했다. 특히 지난 27일 제주전에선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세 골을 허용해 1대3으로 패했다.
뚜껑이 열렸다.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부산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역시 전력 누수는 보이지 않았다. 부산의 골문을 계속해서 두들기던 전북은 전반 32분 결실을 맺었다. 이동국의 오른발 슛이 골망을 흔들었다. 이동국은 개인 통산 172골(64도움)로 K리그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전반 40분 부산의 빠른 역습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오른쪽 측면 땅볼 크로스를 최광희가 쇄도하면서 왼발 슛을 골문에 작렬시켰다.
이후 전북은 골대의 불운에 울었다. 후반 1분 문상윤의 슈팅을 이범영이 쳐낸 것이 골포스트에 맞고 튕겨나갔다. 후반 14분에는 레오나르도의 오른발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왔다. 후반 37분에는 이승렬의 결정적인 슈팅이 크로스바를 벗어났다.
하지만 후반 43분 승부가 갈렸다. 왼쪽 측면을 돌파한 이승렬의 크로스가 부산 센터백 안세희의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이다. 키커로 나선 이동국의 발리슛은 부산 골키퍼 이범영의 발에 맞고 그대로 골망을 출렁였다.
전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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